북한이 최근 잇따라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의 일환이라는 한미 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신형 ICBM ‘화성-17형’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성능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확장 개건을 지시했다. 북한이 ICBM 기술을 개발, 시험해 온 곳이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의 모라토리엄(핵실험·ICBM 시험 발사 유예) 폐기 수순으로 보인다. 신형인 ‘화성-17형’은 지름과 길이 등이 모두 기존보다 커져 ‘괴물 ICBM’으로 불릴 만큼 위협적이다. 최대 사거리 1만3000km로 미국 본토 전역을 위협할 수 있다. 북한은 정찰위성으로 포장했지만, 한미 당국은 이번 발사가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ICBM 시험 발사임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핵개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풍계리 핵실험장 재건 및 영변 핵시설 재가동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미국이 경고한 레드라인을 언제라도 넘을 수 있다는 북한의 위협 메시지다.
북한이 끝내 ICBM 발사에 나선다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정권교체기에 들어가 있는 민감한 시점이다. 이때에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림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게 북한의 의도일 것이다. 강경 대북정책을 예고한 윤석열 당선인을 길들이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