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2시간 동안 도시락 오찬 회동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안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 전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련) 인사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발표를 좀 당기려고 한다.”(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인사에 대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11일 새 정부 국정 운영 밑그림을 짜게 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수장 인선을 놓고 두 사람의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안 대표는 인수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대표가 이날 회동을 한 뒤 인수위원장이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양측이 회동 직후 인선에 대해 말을 아낀 것이다.
○ 安, 인수위원장에 대한 말 아껴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도시락 회동’을 했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인수위원장을 포함해 인수위 구성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단일화 공동선언 당시 “인수위 구성부터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회동에서 구체적인 이름과 명단을 갖고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진 않은 것 같다”면서도 “(안 대표와) 교감은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 번의 오찬으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 때문에 양측이 큰 방향을 둘러싼 이견은 없지만 인수위 구성을 둘러싸고 세부 의견차를 해소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안 대표 측과 더 논의한 뒤 13일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등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인선안의 골격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거론된 권영세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도전에 마음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 尹, “전문성, 실무형 인수위 꾸려라”
윤 당선인은 이날 안 대표와의 회동 이후 당사에서 장 비서실장, 서일준 인수위 행정실장, 이철규 당선인 총괄보좌역과 장시간 인수위 인선에 대해 논의했다. 윤 당선인은 “철저히 전문성을 우선에 두고 실무적인 인수위를 꾸려라”라며 “인수위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에게 지시만 하지 말고 본인이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인수위원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상징적인 인물을 깜짝 발탁하는 데 방점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장 비서실장이 이날 인수위 조직 윤곽을 발표하며 “인수위에 구성되는 태스크포스(TF) 위원장으로는 장관급이 아닌 팀장급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24명으로 구성되는 인수위원에는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을 만들어온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합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