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北미사일 발사 상징적인 장소… 핵 모라토리엄 파기 행동 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개발, 시험하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장 시찰하며 지시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발사시설 확장 개축을 지시했다.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 발사가 가능한 곳이다.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북한이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미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를 선언한 북한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중대 도발’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셨다”면서 “(김정은) 총비서 동지께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위성발사장 개건·현대화 목표를 제시하시고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셨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며 발사장의 여러 요소들을 신설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가죽점퍼에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점퍼와 선글라스 조합은 선대인 김정일의 대표 패션으로 후계 정통성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앞서 ICBM 핵심 기술 등의 개발에 필요한 현장 실험들을 대부분 진행한 곳이다. 북한에선 미사일 발사의 상징이자 성지로 꼽히는 장소다. 북한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평화 무드’ 속에 이 발사장을 해체하는 움직임을 잠깐 보였지만 이내 다시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방문해 확장 개축을 지시한 건 향후 신형 ICBM 발사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