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주말인 12일(현지시간)에도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중심가에 폭탄을 퍼부어 시민들이 이 곳의 상징적인 사원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폭탄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숨기고 있다고 AP통신과 CNN 등이 보도했다.
전투는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도 여전히 불붙고 있으며, 러시아 군은 전국 각 도시에서 공중 폭격과 포격을 계속 중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침략이 시작된 초기부터 최악의 시련이 시작되었다. 끊임없는 봉쇄와 도로 차단으로 인구 43만명의 이 도시에 식량과 음식, 물과 의약품을 반입하려는 시도가 번번히 저지당했고 민간인들도 도심에 갇힌 채 피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시내의 명소 술탄 술레이만 모스크도 폭탄에 맞았다고 발표했지만, 미확인된 한 인스타그램에서 모스크 협회 회장이란 사람이 사원은 파괴를 면했으며 폭탄은 약 7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 사원에는 어린이 포함 민간인 80명이 대피해 있다고 이 남성은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관리 한 명은 이 날 마리우폴을 향하던 인도주의 구호품의 수송대가 러시아군에 약탈 당했고 다른 곳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현재 러시아 군이 전략도시인 마리우폴 항의 동부 외곽을 점령했으며 시내 전체 함락을 위해 포위망을 좁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하루 24시간 내내 폭격하고 미사일까지 쏘고 있다. 이건 증오범죄이다. 그들은 아이들까지 죽이고 있다”고 12일 화상 연설을 통해 밝혔다.
이 날 막서(Maxar) 테크놀러지 사가 공개한 마리우폴의 위성 사진에는 곳곳에 화재가 나고 아파트와 주택가를 비롯한 모든 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된 마리우폴의 피해 상황이 담겨 있었다.
마리우폴 주재 AP기자는 11일 러시아군의 탱크들이 9층짜리 아파트를 향해 폭탄을 발사하고 일단의 병원 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의 총격을 당하는 장면을 실제로목격했다. 엉덩이에 총탄을 맞은 의료진 한 명은 생존했지만 병원의 상황은 수술실의 전기조차 충분하지 못하고 갈곳 없는 사람들이 복도에 줄지어 누워있을 정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잠든 아기를 안고 떨면서 울고있는 아나사타시아 에라쇼바는 또 다른 아이 한 명과 남동생의 아이가 방금 러시아군 포탄에 숨졌다고 말했다. 그녀의 머리도 부상을 당해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서 북서쪽 20km지점에 있는 이르핀 시내에서는 12일 시신들이 길거리와 공원에 흩어진 채 널려 있었다.
주민 세르히 포르첸코는 “ 아침에 눈을 뜨니 모든 곳에 연기가 덮인 채 캄캄했고 누가 어디서 포를 쏘는지도 알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라디오도 없고 소식을 들을 어떤 수단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르핀 주민들은 캄캄한 지하실에 숨은 채 어디로 가야할지, 나가더라도 어디에서 음식을 구할지 조차 알 수 없이 마냥 기다리고 있다.
일부는 나가서 어디로든 탈출하기 위해 교량이 폭파된 수로 위에 널빤지를 걸어놓고 짐가방을 옮기기도 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