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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면제’ 타고 해외여행 다시 날아오른다

입력 | 2022-03-14 03:00:00

‘입국후 7일 격리’ 21일부터 폐지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2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자유로운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월부터는 입국 후 이동 시 방역택시 대신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다. 인천=뉴스1


대학생 강모 씨(25)는 5월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도 자가 격리 부담 때문에 계속 망설였다. 하지만 11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에게 21일부터 7일간의 자가 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여행 계획을 확정했다. 강 씨는 “이 와중에 꼭 가야 하나 고민됐는데 격리가 없어지면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 격리 면제를 앞두고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막기 위해 자가 격리가 의무화된 지 108일 만에 불어오는 훈풍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항공업계에도 기대감이 감돈다.
○ 소규모 및 국경 이동 최소화 여행상품 봇물
현재 입국 후 일주일인 자가 격리 기간이 다음 주부터 사라지게 되면서 여행사들은 사이판 등 ‘트래블버블’(격리 면제) 지역에 집중됐던 상품을 유럽 등지로 확대하고 나섰다. 인터파크투어는 친환경 유럽 투어 기획전을 선보였고, 하나투어는 스페인, 스위스, 하와이 등으로 출국하는 20여 개 할인 상품을 선보였다. 참좋은여행은 3월 말 그리스·터키 여행 상품을 내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2871만 명이 넘었던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427만 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22만 명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유럽, 북미 등 인기 해외여행지로의 수요가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는 뜻이다. 네이버 여행 전문 카페 ‘유랑’에는 격리 면제 발표 이후 “4월 결혼 예정인데 제주도로 가려던 신혼여행을 급하게 스위스로 변경했다” 같은 글이 하루 30여 건 올라왔다.

다만 기존에 인기 있었던 30∼40명 단위의 패키지보다는 허니문, 골프, 에어텔(항공과 숙소만 제공) 등 소규모 특색 있는 여행 상품이 많아졌다. ‘스페인 일주’ ‘런던 일주’처럼 국경 이동을 최소화한 상품도 많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대형 패키지가 가격 경쟁력은 높지만 혹시 출발 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안전을 강화한 상품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면세·항공업계도 기지개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이 컸던 면세점업계도 반색하고 나섰다. 이달 중 내국인 구매한도 폐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부터 면세점과 백화점의 VIP를 연동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 면세점에서 5000달러(약 60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결제 포인트를 증정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고객 대상 혜택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와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 추이를 살피면서 노선 운항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30일 부산∼사이판 노선을 재개한다. 에어서울 또한 같은 날 인천∼사이판 노선을 주 2회 일정으로 운항하고 현재 주 1회로 운항 중인 부산∼사이판 노선도 다음 달부터 주 2회로 증편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3일부터 인천∼하와이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