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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리 0.25%P 올릴 것”…‘제로 금리시대’ 끝

입력 | 2022-03-13 21:07:00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 16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미 CNBC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3월 미 기준 금리를 현 수준(0.00~0.25%)으로 낮췄던 연준이 2년 만에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내는 것이다. 연준이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시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연준의 이런 행보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7.9% 상승했다. 1월 물가 역시 7.0% 올라 두 달 연속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수차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월가 일각에서는 물가가 치솟고 있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서방의 초강력 제재를 맞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 등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면서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가 됐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5%로 하향한다고 10일 밝혔다. 고유가 등으로 올해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0.7%포인트 감소할 것이며, 국제 지정학적 위기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이 내년 중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나는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20∼35%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모두 수일 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부도를 선언하면 45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프랑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NBC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시장의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연준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16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김성모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