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원장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위원장에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며 후보 단일화 당시 약속했던 ‘국민통합정부’ 구성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윤 당선인이 발표한 인수위 구성에는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를 위한 본격적 준비 작업으로 해석되는 인선이 상당부분 포함됐다. 동시에 안 대표는 행정능력과 정무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아야하는 무대에 서게 됐다.
●尹 “약속 지켜야한다” 安 코로나특위원장 겸직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직접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의 인수위원장 임명을 발표했다. 역대 직선제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직접 인수위원회 인선을 밝힌 것이다. 10일 당선 확정 이후 사흘만이다.윤 당선인은 “안 대표는 저와 국정 운영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선거 이후에도 제가 요청해서 먼저 자리를 가진 바 있다. 안 대표도 인수위원회를 이끌 의지가 있고 저 역시도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최종 발탁된 배경엔 윤 당선인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주도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수시로 협의하며 인수위 진영을 짰던 결과다. 이달 3일 사전투표 하루 전날 윤 당선인은 안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를 발표하며 “국정 파트너와 함께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선 후 인수위원장 후보로 복수의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고 공동인수위원장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윤 당선인은 결국 안 대표 1인 인수위원장 체제로 결정했다.
안 대표는 인수위 내 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한다. 코로나특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과 방역·의료 문제를 총괄하는 자리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장이 방역과 의료 분야 전문가라 이 부분을 부탁드렸다”고 안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이로써 안 대표는 본인과 윤 당선인 각각의 코로나19 공약을 하나의 정책으로 조율하는 작업도 맡게 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코로나 피해 보상을 위해 소상공인 1000만원 지원을 공약한 것과 관련, “기본 1000만원 정도는 될 것”이라며 “실제 손실 내역에 대해 여러 기준을 잡아 지수화, 등급화를 하며 준비하고 있다. 피해보상 부분까지 아울러서 안 위원장이 직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尹·安 통의동으로 함께 출근
윤 당선인은 14일부터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한다. 2012년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사무실은 금감원 연수원이 아닌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내에 있었다. 양측이 가까운 거리에서 새정부 출범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게 된 것. 여기에 인수위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기획조정분과에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간사 인수위원으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인수위원으로 함께 임명돼 공동 정부의 기조를 함께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향후 인수위원 구성 방침, 운영 기조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또 경선 캠프 초반부터 윤 당선인과 함께 한 이석준 전 국조실장, 김소영 서울대 교수 등도 인수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와 별도로 당선인 직속으로 꾸려질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