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7-EU-나토 등과 합동 제재… 러 제품에 高관세부과 근거 마련 푸틴 측근, 신흥재벌 등 제재 포함… 러, 美IT기업 탄압하며 정보 통제 작년부터 자국내 구글 임원 협박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연일 강경 제재를 쏟아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끊고 보드카, 캐비아(철갑상어 알) 등 러시아산 사치품의 수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함께 러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러시아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관계에서 다른 나라와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부여하는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면 앞으로 해당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일 근거가 생긴다. 또 캐비아 등 러시아산 해산물, 보드카, 다이아몬드 등의 수입도 중단하고 러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 또한 막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절반을 구성하는 나라들과 함께 이를 시행하면 이미 서방의 제재로 심하게 고통 받는 러시아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며 자유세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을 탄압하며 제재에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푸틴 정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폭력적 게시물을 임시 허용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을 형사 처벌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미 빅테크 기업의 임원을 협박하는 등 다방면으로 정보 통제 작업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가 총선을 실시했던 지난해 9월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구글 임원의 집에 연방보안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24시간 안에 ‘스마트보팅’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했다. 스마트보팅은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층이 야당을 돕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임원이 호텔로 거처를 옮겼지만 요원들은 호텔 방까지 찾아와 “빨리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이 앱은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