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공 이후 7000억원 무기 지원… ‘러 탱크 킬러’ 재블린 등 대거 포함 바이든 “러와 직접 싸우진 않을 것”… 우크라 저항에 전쟁 장기화 조짐 다급해진 러, 비인도적 무기 사용
러, ‘Z’ 탱크 활개치는 마리우폴… 아파트에도 무차별 공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의미의 ‘Z’가 표시된 러시아군 전차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거리를 11일 지나고 있다(위쪽 사진).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은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가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해 현재까지 숨진 민간인만 1500명이 넘는다고 규탄했다. 마리우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한 2억 달러(약 2500억 원)의 자금을 12일 승인했다. 침공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승인한 3억5000만 달러(약 4375억 원)와 합하면 약 7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군 전차 부대를 괴롭히는 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또한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지원할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이 무기를 수송하는 차량을 공격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 미, 지난해부터 1조5000억 원 지원
미국은 유럽에 배치된 미군의 재블린 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을 폴란드,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보낸 뒤 다시 우크라이나 서부로 옮길 방침이다.
이에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미국의 무기 지원은 단순히 위험한 행동일 뿐 아니라 그 무기를 실은 호송대를 (러시아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 러시아군과 직접 맞서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충돌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 러 ‘이스칸데르’ vs 우크라 ‘재블린’
로이터통신은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주력 무기를 상세히 분석했다. 러시아는 침공 당일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파괴하기 위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이스칸데르-M’ 100발 이상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등에 쏟아부었다. 러시아 흑해함대 또한 최대 사거리가 2000km인 칼리브 순항미사일을 사용해 주요 도시를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했다.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지원받은 재블린, NLAW 등 대전차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기갑부대를 파괴했다. 터키에서 들여온 무인항공기(드론) ‘바이락타르 TB2’ 또한 초소형 스마트 폭탄으로 러시아군 탱크를 폭격했다. 무너진 빌딩 등을 ‘엄폐물’로 삼은 우크라이나군과 이들을 포위한 러시아군 사이에 공성전(攻城戰)이 벌어지며 전쟁이 장기화할 기미를 보이자 다급해진 러시아는 다연장로켓(MLRS)을 포함해 국제 사회가 사용을 금지한 비인도적 무기인 진공폭탄과 집속탄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