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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공급망-오미크론 ‘4중고’… 대기업 3분의1 이상 “경영계획 수정”

입력 | 2022-03-14 03:00:00

매출 상위 33개 대기업중 36.4%
“일부 계획 고치거나 재수립 검토”
中企는 더 심각… 46.6%가 “수정”
전문가 “한계기업 부도 우려” 지적




유가 급등과 환율 변동 폭 확대가 국내 산업계를 시계(視界) 제로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오미크론 확산까지 겹친 ‘4중고’에 기업들은 결국 올해 경영계획을 1분기(1∼3월)도 지나지 않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영계획에 대해 주요 대기업 33곳 중 7곳(21.2%)이 ‘일부 계획 수정 중’이라고 답했다. 5곳(15.2%)은 ‘재수립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설문 대상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매출 기준 상위(금융사, 공기업 제외) 기업 33곳이다. 조사는 10∼11일 진행됐다.

통상 한 해 경영계획은 전년도 말이나 늦어도 연초에 확정한다. 계획을 세운 지 두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기업들 중 40% 가까이에서 예상치 못한 수준의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기업 3곳 중 2곳(65.6%)은 현재 국제유가가 올해 예측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고 응답했다. 지금의 환율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답변도 42.4%나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대기업들조차 예상 시나리오를 벗어난 환경에 놓이게 됐다.

중소기업 상황은 더 심각하다. 본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임직원 30명 이상 중소기업 30곳을 대상으로도 같은 조사를 진행했다. 30곳 중 1곳(3.3%)은 경영계획을 ‘전면 재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일부 계획 수정 중’(6곳)과 ‘재수립 여부 검토 중’(7곳)까지 더하면 절반에 가까운 14곳(46.6%)이 경영계획을 바꾸고 있거나 변경 수순에 들어갔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산업계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한계 기업들의 부도가 곧 봇물 터지듯 나올 거란 우려가 많다”며 “여기에 전쟁 같은 의외의 변수가 더해지면서 기업들로서는 예상보다 더 치명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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