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간호 엄마가 친척 집에 보내 손에 적힌 연락처로 극적으로 만나
11일(현지 시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반전 집회에 참석한 11세 우크라이나 소년 하산 알 할라프. 슬로바키아 도착 당시 할라프의 손등에는 현지 거주 친척의 연락처가 쓰여 있었다(아래 사진). 사진 출처 슬로바키아 내무부 페이스북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혼자 기차를 타고 1200km를 이동한 11세 우크라이나 소년 하산 알 할라프가 11일(현지 시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반전 집회에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엄마는 내가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기를 바랐다. 엄마가 준 희망이 나를 이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할라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서 슬로바키아로 혼자 탈출했다. 그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 후 혼자 할라프를 포함한 아이들을 키웠고, 자신의 어머니까지 돌보고 있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할라프의 어머니는 아들을 슬로바키아에 있는 친지 집에 맡기기로 하고 열차에 태웠다. 자신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자포리자에 남았다. 할라프가 천신만고 끝에 슬로바키아 국경에 도착했을 때 그가 가진 것이라곤 여권, 비닐봉지, 손등에 적힌 친지 연락처뿐이었다. 경찰이 그를 발견했고 할라프는 곧 친척을 만날 수 있었다.
할라프는 이날 집회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큰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만간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싶다며 “행복한 결말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