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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주유소엔 일요일에도 차량 행렬…“조금이라도 쌀 때 가득”

입력 | 2022-03-14 11:28:00

13일 오후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서울 최저 수준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 뉴스1


“일주일 사이에 리터당 가격이 거의 200원 올랐어요. 원래 5만원씩 채웠는데, 이제는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니까 조금이라도 더 쌀 때 꽉 채워넣어야 돼요. 안그래도 물가가 올라서 부담인데 너무 힘들어요.”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이 가파르고 오르면서 시민들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리터당 2000원대를 넘으면서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 운전대를 잡는 이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13일 낮 12시20분쯤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주유소를 찾은 50대 남성 A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성북구 월곡동 주민인 A씨는 “아침에 가장 저렴한 곳을 검색해서 찾아왔다”며 “지난번에는 남양주에 갔었는데 오늘은 여기가 제일 싸더라”고 말했다.

A씨는 “업무용 화물차도 몰고 있어서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가는데, 화물차는 2~3일에 한 번씩 가득 채우면 8만원이 넘어서 타격이 크다”며 “우리 같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 주유소는 이날 기준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22원으로 서울 시내에서 가장 저렴했다. 경유 가격은 리터당 1835원으로, 서울 시내 최저가는 아니지만 전국 평균(1870원)보다 낮았다.

13일 오후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서울 최저 수준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대기행렬을 이루고 있다. © 뉴스1

이 주유소에는 점심시간인 낮 12시를 전후로 1분에 1~2대씩 차량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행렬에 맞닿은 도로를 주행하던 차가 클랙슨을 울리기도 했다. 주유소 직원은 “주말 점심시간인데도 계속 차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쉴 새 없이 밀려 들어오는 차량을 안내했다.

강북구 미아동에서 온 30대 남성 B씨도 “주변에서 가장 저렴한 곳을 검색해서 왔는데, 가득 채우진 못하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 정책이 계속 연장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도 이달 액화석유(LPG)가스 가격이 상승하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5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정부 지원으로 회사에서 가스를 채워줘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가격) 인상분이 사납금에 2만~3만원씩 반영돼서 힘들어지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LPG가스 가격은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전국 리터당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전주 대비 97.6원 오른 1861.6원으로, 8주 연속 상승 중이다. 전국 평균가가 2000원을 넘긴다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은 지난 11일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넘긴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과 2011년, 2012년, 2013년 4차례였다.

정부는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까지 연장했으며, 추가로 인하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정은 지난해 10월 물가안정을 위해 6개월간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