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족-국민 생각에”… 골 넣고 울어버린 우크라 선수

입력 | 2022-03-15 03:00:00

EPL 웨스트햄 선발 야르몰렌코
시즌 첫골 넣고 추모 세리머니
동료들 위로… 관중은 기립박수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출신인 웨스트햄의 안드리 야르몰렌코(가운데)가 14일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웨스트햄 트위터


“가족과 국민 생각에….”

통쾌한 골을 넣었지만 기쁨보다 추모가 먼저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에서 뛰는 우크라이나 선수 안드리 야르몰렌코(33·사진)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5분 이 경기 선제골이자 이번 시즌 첫 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골을 넣은 야르몰렌코는 무표정하게 관중석 쪽으로 달려갔다. 이어 두 손을 허공에 뻗으며 무릎을 꿇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희생된 자국민들을 추모하는 세리머니였다.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경기 뒤 “매일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나와 우크라이나를 걱정해주는 구단과 팬, 영국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가족은 구단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해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 구단은 그를 배려해 휴가를 주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휴가에서 복귀한 뒤 첫 경기였다. 그는 “그저 내 가족과 국민들을 생각하며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모이스 웨스트햄 감독은 “야르몰렌코의 가족은 현재 안전하다. 그의 골로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달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