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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의 취약한 고리인 리투아니아 푸틴 침략에 대비”

입력 | 2022-03-15 17:10:00


 러시아와 벨라루스 사이에 끼어 있는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 함락되면 다음은 그들 차례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투아니아는 20세기의 절반을 소련 통치하에서 보낸 국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기도 하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일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함락되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리투아니아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의 결속력을 시험하려고 한다면 발트해 국가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와 러시아 영토인 칼린그라드 사이에 있다. 벨라루스와 칼린그라드 사이에 있는 ‘스왈키 갭(Suwalki Gap)’은 나토로서는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다.

라우리나스 카시우나스 리투아니아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나토 안보 시스템에서 우리가 단절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인들로서 (리투아니아가) 명백히 전략적 목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오늘날의 서베를린이다”라고 밝혔다.

서베를린은 냉전 시대 소련이 장악했던 공산주의 독일에 둘러싸였던 서구 민주주의의 전초 기지였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칼린그라드에 배치된 미사일과 전술 핵무기 그리고 이웃국가인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는 수만명의 러시아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나토 및 미국과의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리투아니아와 나토 지휘관들은 러시아 지상군이 우크라이나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리투아니아를 공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카시우나스 의장은 “겁에 질릴 필요는 없지만 대비는 해야 한다”며 “모든 가족은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날 리투아니아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같은 날 지하실을 방공호로 사용할 수 있는 학교와 교회 목록이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주 스왈키 갭에서 훈련이 진행됐으며 이번 주에도 약 4000명의 나토군이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나토는 2017년부터 발트 3국에 군을 주둔시켰다. 러시아군이 자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술은 억지력에서 방어계획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리투아니아 주둔 나토 통합군 사령관인 덴마크의 피터 닐슨 대령은 나토군 3000여 명을 지휘하고 있다.
닐슨 대령은 “국경을 따라 러시아군이 병력을 증강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며 “그 반대로 러시아군 병력과 군장비들은 우크라이나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닐슨 대령은 리투아니아의 약 5%가 러시아계이고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서는 각각 26%와 34%의 주민들이 러시아계라며 “만약 그들이 러시아 소수계를 보호한다는 면목으로 발트해 국가를 침공하고 나토가 이에 대응하면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침공에 대한 불안감으로 총기를 구입하는 리투아니아인들이 급증했다. 사격 연습장은 이미 예약이 끝났으며 상점에서 통조림과 휘발유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수세기 동안 러시아인, 독일인, 스웨덴인 그리고 오스만인의 지배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련이 나치독일이 점령했넌 리투아니아에 진입했을 때 자유를 추구하는 반란군이 리투아니아 남쪽 숲에서 8년간 저항했다. 리투아니아는 1990년 소련 공화국 중 처음으로 독립을 선포했다. 소련은 탱크를 동원해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막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카시우나스 의장은 “자유는 연약하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와 유럽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들은 저항하면서 러시아군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우리는 그 시간을 미래의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데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