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당국이 열흘 가까이 지속된 동해안 산불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의 확산 경로를 환경위성 ‘천리안위성 2B호’로 포착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동해안 지역 산불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을 포착한 정지궤도 환경위성 영상과 분석 결과를 15일 환경위성센터 홈페이지(nesc.nier.go.kr)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께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강원도 삼척까지 확산해 13일까지 역대 가장 긴 213시간 동안 지속됐다. 다음 날인 5일 새벽 1시41분께 강릉 옥계에서 시작된 산불은 동해 지역으로 확산해 8일 진화됐다.
특히 자외선 에어로졸 지수 영상에서는 4일 울진 산불이 시작된 때부터 5일 강릉에서 추가 산불이 발생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다량의 에어로졸이 동해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대 이산화질소 위성영상과 포름알데히드, 글리옥살 등 유기화합물 위성영상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농도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울진 소재 지상 대기오염물질 관측망에 측정된 초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385㎍/㎥에 달했다. 이산화질소 농도는 0.028ppm, 일산화탄소 농도는 3.8ppm까지 치솟아 평소보다 최대 2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대형 산불이나 화산 분화 과정에서 다량 나오는 에어로졸 등은 지구 복사 강제력을 변화시켜 기후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기적인 관측이 필요하다.
유럽 저궤도 환경위성(TROPOMI) 자외선 에어로졸 지수, 일산화탄소 영상에서도 5일을 중심으로 농도가 다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저궤도 위성 특성상 하루 한 번 관측할 수 있어 시간별 변화 등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는 올해 내로 영상자료 위성 산출물과 함께 수치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수치자료는 대형 산불 발생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해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환경과학원은 또 지난달 21일 문을 연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를 중심으로 산불 발생과 관련해 산림 생태 환경, 다양한 기후 요인 영향과 취약성, 중장기적인 기후변화 적응 연구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은해 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대형 산불과 같이 사람이 직접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상황에서는 위성을 통한 원격 관측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기후변화 적응과 위기 대응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