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도로건설 대심도 방식 도입 차량 정체 해소해 도시 활성화하고 소음-진동 등 대기오염 피해 줄여 달서구 유천동∼상인동 4.14km 3400억원 들여 왕복 4차로 건설… 어제 대구수목원서 착공식 열려
대구시가 대표적 도심 상습 정체 구간인 달서구 상화로의 교통난을 해소할 입체화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대구에서 처음으로 지하 깊은 곳에 도로를 건설하는 ‘대심도’ 방식을 도입했다. 차량 정체 해소에 따른 도시 활성화뿐 아니라 소음과 진동, 대기오염 같은 환경 피해를 줄이는 첫 모델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대구 달서구 대구수목원에서 열린 상화로 입체화 사업 기공식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왼쪽에서 일곱 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공사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달서구 상화로 입체화 사업 구간 지도.
시는 공사 기간 소음과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서 도심 터널 건설용으로 주로 쓰이는 로드헤더(roadheader) 기계 굴착 방식을 도입한다. 두더지가 땅굴을 파듯이 거대한 기계가 천천히 전진하면서 땅속 암반을 부숴 나가며 터널을 뚫는다. 기존 발파 공법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고, 야간 작업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상도로에 미치는 영향도 비교적 적다. 전체 4.14km 구간 가운데 3km는 공사로 인한 별도의 통제가 없을 예정이다.
달서구는 공사에서 발생하는 용출 지하수를 인접 생태하천인 진천천의 유지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진천천의 물이 풍부해지면 이 하천 상·하류에 살고 있는 수달의 서식 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주변 수(水) 생태계가 되살아나면 주거 환경도 더욱 쾌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도심 교통 환경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구 외곽을 연결하는 4차 순환도로는 다음 달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전체 61.6km 구간 가운데 범물∼상인 등 29.1km는 이미 개통했고 나머지 32.5km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남구 미군기지로 인해 끊어진 3차 순환도로도 조만간 개통될 계획이다. 이곳 캠프워커 동편 활주로 구간은 지난해 말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주변 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지의 서편 활주로도 지난해 미군과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반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