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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상화로 교통난 해소 위해 ‘입체화 사업’ 나선다

입력 | 2022-03-16 03:00:00

지하에 도로건설 대심도 방식 도입
차량 정체 해소해 도시 활성화하고 소음-진동 등 대기오염 피해 줄여
달서구 유천동∼상인동 4.14km
3400억원 들여 왕복 4차로 건설… 어제 대구수목원서 착공식 열려




대구시가 대표적 도심 상습 정체 구간인 달서구 상화로의 교통난을 해소할 입체화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대구에서 처음으로 지하 깊은 곳에 도로를 건설하는 ‘대심도’ 방식을 도입했다. 차량 정체 해소에 따른 도시 활성화뿐 아니라 소음과 진동, 대기오염 같은 환경 피해를 줄이는 첫 모델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대구 달서구 대구수목원에서 열린 상화로 입체화 사업 기공식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왼쪽에서 일곱 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공사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대구시 제공

시는 15일 오후 달서구 대구수목원 주차장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 국민의힘 윤재옥 국회의원(달서을), 김상훈 국회의원(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김병수 대구경찰청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열었다.

대구시 달서구 상화로 입체화 사업 구간 지도.

시는 국비 1700억 원 등 총사업비 3400억 원을 투입해 달서구 유천동∼상인동 총길이 4.14km 구간에 깊이 40m의 왕복 4차로 지하도로를 건설한다. 대구 4차 순환도로의 서남쪽이다. 2027년 완공이 목표다. 당초 이 구간에 고가도로를 만드는 방향이 검토됐지만 도시 경관을 해치고 지역 상권을 단절시킬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지하도로로 계획을 변경했다.

입체화 사업이 완료되면 상화로 일대 교통 혼잡 현상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개통 후 이 구간의 지상 교통량이 하루 약 7만1000대에서 약 3만1000대로 최대 5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평균 통행 속도는 현재 시속 28km에서 38km까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도로를 이용해 이 구간을 그대로 통과하면 기존 30분 이상 걸리던 차량 통행 시간이 5분대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사업 추진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시에 따르면 9200억 원의 경제 활성화 효과와 28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공사 기간 소음과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서 도심 터널 건설용으로 주로 쓰이는 로드헤더(roadheader) 기계 굴착 방식을 도입한다. 두더지가 땅굴을 파듯이 거대한 기계가 천천히 전진하면서 땅속 암반을 부숴 나가며 터널을 뚫는다. 기존 발파 공법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고, 야간 작업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상도로에 미치는 영향도 비교적 적다. 전체 4.14km 구간 가운데 3km는 공사로 인한 별도의 통제가 없을 예정이다.

달서구는 공사에서 발생하는 용출 지하수를 인접 생태하천인 진천천의 유지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진천천의 물이 풍부해지면 이 하천 상·하류에 살고 있는 수달의 서식 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주변 수(水) 생태계가 되살아나면 주거 환경도 더욱 쾌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도심 교통 환경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구 외곽을 연결하는 4차 순환도로는 다음 달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전체 61.6km 구간 가운데 범물∼상인 등 29.1km는 이미 개통했고 나머지 32.5km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남구 미군기지로 인해 끊어진 3차 순환도로도 조만간 개통될 계획이다. 이곳 캠프워커 동편 활주로 구간은 지난해 말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주변 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지의 서편 활주로도 지난해 미군과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반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 시장은 “사통팔달 도심 교통망이 구축되면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모든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