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시즌상금 순위도 단숨에 1위로 최소퍼트 기록 보유자다운 실력… 최종라운드서 버디만 10개 잡아 임성재-이경훈, 공동 55위 머물러
승부는 악명 높은 TPC소그래스의 17번홀(파3)에서 갈렸다. 이 홀은 그린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으로 TPC소그래스의 상징과도 같다. 조금만 집중력을 잃으면 골프공이 그린에 미치지 못하거나 그린을 지나쳐 호수로 직행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한 안병훈(31)은 1라운드 17번홀에서만 공을 호수에 네 차례 빠뜨리며 무려 옥튜플 보기(8오버파)를 기록했다. 난도가 높아 매년 10만∼12만 개의 공이 호수에 빠진다고 알려졌다.
스미스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와는 1타 차다.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뒤 두 달 만에 다시 우승한 스미스는 PGA투어 통산 5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4억7000만 원)는 골프 역사상 가장 많은 액수다. 스미스가 이 대회 전까지 159경기에 출전해 4번 우승하면서 받은 상금 1912만 달러의 20%에 가까운 돈이다. 스미스는 이번 우승으로 이번 시즌 상금랭킹 1위(579만 달러)로 올라섰다.
스미스는 이번 대회 내내 과감하게 코스를 공략했고, 신기에 가까운 퍼팅 실력을 뽐냈다. PGA투어 18홀 최소 퍼트(18개) 기록을 갖고 있는 스미스는 최종 라운드에서만 절정의 퍼팅으로 버디 10개를 쓸어 담았다. 1번홀부터 4번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 등 전반 6개 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아냈고, 10번홀부터 다시 4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한편 임성재(24)와 이경훈(31)은 공동 55위(2오버파 290타)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4번홀(파4)에서 공 2개를 물에 빠뜨리며 5타를 잃어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하며 공동 55위로 밀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