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매 나왔던 금동삼존불감 헤리티지DAO, 매입후 간송에 기탁 “국보 활용한 NFT상품 지분 원해” 보관-관리는 간송재단이 맡기로
1월 27일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국보 금동삼존불감. 동아일보DB
간송 전형필 선생(1906∼1962)의 후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올 1월 경매에 내놓았던 국보 금동삼존불감(金銅三尊佛龕)을 가상화폐 투자자모임 ‘헤리티지DAO(탈중앙화 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가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화폐 투자자모임이 국보를 매입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1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헤리티지DAO의 외국계 법인은 전 관장이 소장하던 금동삼존불감을 사들인 뒤 소유자 변경 신고서를 접수했다. DAO란 가상화폐로 돈을 모아 미술품 등을 공동 구매하는 온라인 투자자 모임을 일컫는다. 앞서 1월 27일 전 관장은 간송미술재단의 재정난을 이유로 소장하던 국보를 케이옥션 경매에 내놨지만 유찰된 바 있다.
케이옥션은 지난달 중순부터 헤리티지DAO 측과 거래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낙찰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금동삼존불감의 경매 시작가는 28억 원이었다. 금동삼존불감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를 지켰던 간송이 생전 아꼈던 애장품으로도 손꼽힌다.
간송재단 관계자는 15일 “DAO로부터 유물을 기탁받았으며 기증을 위한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성사되면 국보의 실소유자인 헤리티지DAO는 국보를 활용한 NFT 상품 지분만 확보하고, 실제 국보는 간송미술관에서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