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위원장은 15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대선 이후 (윤 당선인으로부터) 전화를 한 번 받았다”며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했고, 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구체적으로 조언한 게 있느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사실 윤 당선인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모든 일을 너무 급하게 처리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지금 보면 그냥 모든 것이 쉽게 될 것 같은 인상이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상황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남성 편을 든다고 해서 여가부를 없애버려야겠다는 건 기본적으로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여가부 기능 중 제일 중요한 것이 가족”이라면서 “지금 우리나라가 저출생 문제 때문에 미래가 굉장히 암담하게 보이는데, 가족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젠더 논란 등에) 상당히 영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젠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가부를 폐지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며 “여가부 기능을 조정해서 다른 중요한 사안들, 앞으로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초점을 맞춘 부처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 옳다”고 했다.
지난 1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려면 윤 당선인이 여야 국회의원과 잦은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저녁마다 백악관에 소수 의원들을 모셔다가 같이 토론하면서 임기를 보낸다”며 “그런 분위기를 대통령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윤 당선인은 그런 점에서 과거 대통령과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해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없애겠다고 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과거 민정수석실은 검사들이 잔뜩 와서 정부가 필요한 사건 다루는 그런 역할을 했기에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며 “그 기능만 빼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에게 가장 바람직스러운 건 검찰에 대한 관심을 안 갖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검찰, 국정원, 국세청 등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자기네들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대통령이 관심을 안 갖는 것이 개혁을 할 수 있는 첫 번째 과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낙선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해 진행자가 ‘8월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게 좋겠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그 사람도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다시 정치적 재기를 꿈꿀 텐데 어떤 방법을 통해서 재기하느냐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달려 있어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후보가 뵈러 온다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찾아오면 만나야지”라고 답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