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스1
전국 주택의 8%에 해당하는 151만여 채가 빈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빈 집 4채 가운데 1채는 1년 이상 비어있는 채로 방치돼 있었다. 지역별로는 특별시나 광역시 등 대도시 지역보다는 전라남도나 제주특별자치도 강원도 등 도 지역에서 빈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처럼 증가하는 도심 내 빈집은 지역 경관을 훼손시키는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문제는 빈집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가속화 등을 감안할 때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민관공이 협력해 도심 빈집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연구기관인 ‘토지주택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도심 내 빈집을 활용한 공공 참여형 주택공급 방안 연구’를 최근 발행했다. 논문은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대전 대덕구를 표본으로 빈집 개발사업이 가능한 후보지를 선정하는 ‘진단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후보지별 맞춤형 활용 방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작성됐다.
● 전국 주택 8%가 빈집…1년 이상 빈집 25%
논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의 주택 1852만 채 가운데 빈집은 8.2%에 해당하는 151만 1300여 채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5년(106만 9000채)과 비교하면 무려 41.4%가 늘어난 물량이다. 세부내용을 통계청 자료에서 확인한 결과,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이 33만 9400채, 아파트가 82만 9800채, 연립주택이 7만 4300채, 다세대주택이 24만 2900채, 비거주용건물내주택이 2만 4900채였다.
빈집이 생긴 이유는 매매이사(64만 8700채)가 가장 많았고, 일시적이용(41만 채) 미분양(21만 500채) 폐가 및 철거(8만 8500채) 현재수리중(4만 9100채)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 전남 빈집 비중 1위…서울도 전체 주택의 3%가 빈집
지역별 빈집 비중을 보면 전라남도가 15.2%로 가장 높았다. 또 전남의 빈집 가운데 42%가 1년 이상 빈집이었다. 절반 가까운 집이 장기간 공실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뒤를 이어 제주가 14.2%였으며, 강원(13.1%) 전북(12.9%) 경북(12.8%) 충남(12.3%) 충북(12.0%) 경남(11.6%)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인 경기를 제외한 전국 나머지 도 지역이 모두 두 자릿수의 빈집 비율을 기록한 것이다.
12개 월 이상 장기 빈집이 많은 비율이 높은 지역은 전남 다음으로 경북(38.1%) 전북(36.7%) 경남(36.1%) 충남(29.1%) 충북(28.6%) 강원(26.5%)의 순이었다.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현 정부 내내 집값이 고공 행진했던 서울은 상대적으로 빈집이 적었다. 9만 6600채로 전체 서울시 전체 주택의 3.2%에 불과했다. 1년 이상 장기 빈집 비율도 11.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 민관공 협력사업 발굴 등 적극적 해법 필요
문제는 급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빈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논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 빈집 비중은 6%대에서 최근 8%대까지 높아졌고,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 ‘방치된 주거자원,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빈집수가 1620채 이상인 읍면동 지역이 전국 4곳에서 2018년에는 95곳으로 무려 24배 증가했을 정도다.
이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방치된 빈집으로 인해 해당 주거지의 정주 환경을 악화시키고, 사회적인 평판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토지와 같은 제한적인 자원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문제다.
논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이 빈집을 활용한 도심 내 소규모 정비사업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다면 지역의 정주환경 개선과 도심 주택공급(‘2.4대책’)도 늘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