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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생방중 “전쟁 반대” 외친 러TV 직원 망명 시사

입력 | 2022-03-16 14:56:00

14일 러시아 국영TV ‘채널1’의 저녁 뉴스 생방송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문구를 들고 난입 시위를 벌인 편집자 마리나 오브샤니코바(오른쪽).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기 사이에 ‘전쟁 반대(No War)’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었다. 이 장면은 약 4초간 전파를 탔다. 야로슬라프 콘웨이 트위터 화면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 국영 TV 뉴스 생방송 중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를 벌인 방송사 직원을 구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BBC는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 편집자 겸 제작자인 마리나 옵샤니코바(44)가 법정에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재판에서 그는 벌금 3만 루블(약 32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 후 옵샤니코바는 “14시간 동안 심문을 당했고 이틀 동안 자지 못했다”며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할 수 없었고 심지어 변호사 접견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들이 전쟁에 항의하길 촉구했을 뿐”이라며 “오직 그들만이 이 모든 광기를 멈출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려워하지 말라”며 “(푸틴은) 우리 모두를 감옥에 넣을 수 없다”고 전했다.

옵샤니코바는 “이번 시위는 혼자 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반전 메시지는 내가 혼자 결정한 것이다. 나는 우크라이나 침공부터 모든 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BC는 옵샤니코바가 이번 사건으로만 기소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BBC는 옵샤니코바가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을 ‘침략’이라고 부르거나 이번 분쟁에 대해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형법에 따라 다시 기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옵샤니코바의 망명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사관 보호나 망명 등을 통해 여성을 지키는 외교적 노력을 하겠다”며 “다음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제안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