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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선인, ‘4강’ 중 미국에 먼저 특사 보내는 까닭은?

입력 | 2022-03-16 15:03: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박진 국민의힘 의원. 2022.1.24/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반도 주변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 중 미국에만 특사를 보낼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오는 5월 취임에 앞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미국에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선 중진의 박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서 지난 2008년 7월 한미의원외교협회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독대한 경험이 있다.

박 의원이 윤 당선인 특사 자격으로 방미할 경우 ‘한미동맹 복원·발전’을 강조해온 윤 당선인의 대미(對美) 정책 방향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5월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예기로 우리나라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 당선인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 역시 특사 방미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5월10일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 News1

윤 당선인은 미국과 함께 유럽연합(EU)에도 취임 전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중국·일본엔 ‘각국과의 현안 조율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취임 후 특사를 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고려, 특사 파견 대상국에서 일단 제외됐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앞서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대(對)러시아 경제·금융제재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계속되는 한 윤석열 정부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외교 분야에서 ‘한미동맹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 유지를 금과옥조처럼 여겨온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모색해왔다.

윤 당선인이 이달 9일 치러진 대선 결과가 확정된 10일 오전 주요국 정상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 간 당시 통화는 미국 측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각각 통화했고, 이번 주 중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통화도 예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호주·인도는 윤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단계적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역내 협의체 ‘쿼드’ 참가국들이다. 쿼드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에서 출발한 미국 주도의 협의체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과 각국 정상들 간의 통화 순서에서도 ‘중국보다 미국을 가까이 하겠다’는 새 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당선인 시절 미국·중국·일본·인도·러시아·영국·독일·호주·프랑스 순서로 각국 정상들과 첫 통화를 했다.

그러나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미국의 동맹·우방국들 가운데 ‘약한 고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과의 패권경쟁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