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셴 유튜브 갈무리© 뉴스1
우크라이나에 남은 중국인 ‘왕지셴’이 유튜브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한편 중국인들에게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오데사 동영상을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의 행보는 현재 중국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한 것을 비판했다. 또 수백 만 명의 중국인들이 위챗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을 지지하자 이를 비판했다.
왕은 유튜브 영상에서 “나의 이웃집 어린 소녀가 학교 숙제를 마치지 못한 것 외에 무슨 잘못을 했냐”고 말했다.
왕은 최근 게재한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한 중국인이 왕에게 전화를 해 “체첸 사람에게 잡혀라, XXX, 반역자” 등의 거친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왕은 지난 10일 게재한 유튜브 영상에서는 전날 저녁 러시아의 공습으로 거주지 인근의 마켓이 폭격당했다며 “어떤 테러리스트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며 “러시아의 폭격이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사람들을 포격하지는 않지만 공포에 질리게 했다.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에 남은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WSJ에 따르면 왕은 “나는 오직 중국어를 사용해야만 중국인에게 응답할 수 있다. 그들을 깨우기를 바란다”며 “조만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모든 중국인의 목소리가 러시아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했다.
왕은 지난 몇주 동안 50여개의 영상을 제작했다. 이 영상이 왕이 머무르고 있는 아파트에서 촬영된 것으로 평범한 일상을 담은 것으로 WSJ는 왕의 영상에 대해 혼란 속에 평범한 삶을 유지하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모습을 결합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왕의 구독자는 5만 여명이다.
지난주 베이징에 열린 패럴림픽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은 중국 기자단에게 “더 이상 돌아갈 집이 없다”고 했지만 이 영상은 곧 사라졌다. 또 지난 2월에는 중국의 대학교수들이 위쳇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비판했지만 이 역시 곧 사라졌다.
왕 역시 이런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는 위챗에서 채팅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잠시 차단되자 검은 테이프로 자신의 입을 막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왕은 전쟁 이전 자신의 유튜브에 노래와 직업에 대한 조언 등을 하는 평범한 유튜버였다. 왕은 미국 소프트웨어 최고 기술 책임자로 근무했으며 지난해 12월 오데사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다.
왕은 자신의 채널에서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인 학살이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