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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니 늘더라” 2년 미국 생활이 김광현에게 준 확신

입력 | 2022-03-16 16:51:00


 2년 간의 미국 생활은 김광현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김광현은 16일 오후 인천 오라카이 송도 파크 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입단식에 참석해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민경삼 대표이사는 물론 추신수, 최정 등 팀원들에게도 환영 인사 받은 김광현은 행사 후 기자회견을 갖고 SSG 입단 소감과 메이저리그(MLB) 생활 등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놨다.

KBO리그 최고의 좌완으로 불리던 김광현은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통해 빅리그에 진출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에이스였지만, 전 세계 야구 괴물들이 모두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김광현은 30대의 늦깎이 신인에 불과했다.

김광현은 같은 프로 선수이니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힘과 스피드가 좀 더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최대 무기 중 하나였던 150㎞에 가까운 빠른 공도 미국에서는 무척 흔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선수들보다 내 스피드가 떨어졌기에 다른 부분에서 노력을 해야했다. 예를 들면 컨트롤”이라고 언급했다.

공의 묵직함이 덜하다면 날카로운 코스에 꽂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김광현은 제구력 향상에 오랜 시간을 쏟았다. 그 결과 김광현은 맞춰 잡는 투구로 MLB 내에서 제법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됐다.

김광현은 “노력하니깐 늘더라”고 웃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야구를 20년 넘게 했는데 (아직도) 배울 점이 있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부분에서 (미국으로 가기 전보다) 발전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변화는 팬들을 대하는 자세다. KBO리그 시절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로 분류됐던 김광현에게도 MLB 선수들이 팬을 대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광현은 “어린 선수들 또한 후배들이 메이저리그에 서 어떻게 팬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더라”면서 “많이 보고 배웠다. 좀 더 발전하고 베풀 수 있는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야심차게 미국으로 건너간 김광현은 리그 개막에 돌입하기도 전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변수와 마주했다. 타지에서의 고립된 생활은 적응도 되지 않은 김광현에겐 악몽과도 같았다.

김광현은 “슈퍼에서 휴지도 사지 못해 야구장 화장실의 큰 휴지를 가져와서 쓴 적도 있다. 물과 휴지조차 구하기 어려웠다”고 힘겨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세이트루이스 동료 애덤 웨인라이트와 야디어 몰리나는 평생 잊지 못할 은인으로 남아있다.

두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한 김광현은 특히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됐을 때 집으로 초대해 마당에서 함께 캐치볼 한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웨인라이트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