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에 글로벌 수요 급증… 구미공장 4만㎡ 늘려 2024년 양산 직원도 1000명 이상 채용하기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이 경북 구미시에 1조 원을 투자해 최첨단 공장 증설에 나선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수요 급증과 설비 확충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SK실트론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300mm 웨이퍼 증설 투자 계획을 결의했다고 16일 밝혔다. 본사가 위치한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에 3년간 총 1조495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증설 부지 규모는 4만2716m²(약 1만2922평)으로, 올해 상반기(1∼6월) 기초공사를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실트론은 투자와 맞물려 인력 면에서도 향후 1000명 이상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구미 산단 및 인근 지역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한편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 기판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현재 글로벌 웨이퍼 시장은 일본 신에쓰화학과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SK실트론 주요 5개사가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SK실트론이 유일하며 점유율은 2020년 기준 10.6%다.
웨이퍼 제조사들은 현재의 반도체 공급난이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증설 투자를 발표하는 까닭이다. 국가간 경쟁도 치열해 최근 독일 정부는 반도체 기술 안보를 이유로 글로벌웨이퍼스의 실트로닉 인수합병을 불허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웨이퍼 시장이 2020년 기준 116억7700만 제곱인치에서 2024년 160억3700만 제곱인치로 37.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은 “이번 증설 투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민첩한 대응을 위한 도전적인 투자”라며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 혁신으로 고품질의 웨이퍼 제조 역량을 갖춰 웨이퍼 업계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