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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정점 지나도 상당기간 ‘여진’… 의료 과부하 대비를”

입력 | 2022-03-17 03:00:00

정점 예측 불가한 오미크론 변수들



중학교 찾아간 ‘이동형 PCR 검사’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에 마련된 이동형 유전자증폭(PCR) 검사소 앞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학교에서는 이동검체팀이 직접 방문하는 이동형 검사소를 운영한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역대 가장 많은 40만741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전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방역당국 집계에서 누락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마지막 고비’를 지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겪은 해외 사례를 보면 유행의 정점이 지나도 한 달가량은 정점의 50∼60%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유행 정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점이 지난 뒤 방역을 완화하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난 나라가 적지 않다.

16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월 첫째 주(2∼8일) 124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달 셋째 주(16∼22일)에 64만 명으로 줄었다. 이후 감소세가 정체돼 2월 첫째 주(6∼12일)에도 52만 명이 나왔다. 일본도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점의 절반 수준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 방역당국은 이달 16∼22일 하루 평균 37만2000명의 신규 확진을 정점으로 유행이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영국과 일본의 유행 곡선이 국내에서 재연된다면 4월 말까지도 하루 10만 명대 후반의 확진자 규모가 이어질 수 있다.

방역을 섣불리 완화하면 유행 정점이 예측보다 길어질 거란 우려도 크다. 독일의 경우 주간 확진자 수가 2월 첫째 주 133만 명에서 3주 후 110만 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방역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달 첫째 주(6∼12일)엔 137만 명으로 기존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와 호주도 최근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30% 강한 ‘BA.2형’(스텔스 오미크론)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유행이 더 길게 이어질 우려가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개월마다 새 변이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유행이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끝날 때까진 끝이 아니다. 의료 체계 부담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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