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탱크 214대 파괴… 우크라 4배, 美-英서 지원 재블린-엔로 맹활약 약한 상부 타격 ‘톱 어택’ 파괴력 커… “탱크가 구시대 유물 전락할 수도” 러, 요격 피하는 극비 신무기 동원… 전문가 “러 상황 다급하다는 방증”
우크라이나 출신 캐나다 언론인 크리스티안 보리스가 그린 ‘성스러운 재블린’ 그림. 사진 출처 트위터
“러시아의 최신 전차도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 앞에선 나약할 뿐이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들이 대전차 미사일 앞에 속절없이 파괴되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 무기를 ‘성자(聖子)’에 빗대고 있다. 지상전에서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는 ‘정체불명의 미끼’라고 불리는 신무기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
○ 러 전차, 대전차 미사일에 속수무책
이탈리아 군사 프로젝트 그룹 오릭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현재까지 전차 214대를 포함해 전투차량 1292대를 잃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65대를 포함해 총 343대를 잃은 것과 비교해 4배 가까운 손실이다. 다만 양국의 전차 등 기갑무기 손실 비율은 러시아가 4%, 우크라이나가 6%로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지상전에서 고전하는 주요 요인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미사일이 꼽힌다. 미국, 영국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재블린, 엔로(NLAW) 등 대전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지원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대전차 미사일이 총 1만7000기에 달한다”며 현대전에서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전했다. 영국은 엔로 3615기를 보냈고,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은 1000∼5000기의 대전차 미사일을 지원했다.
전쟁 초기에는 광활한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군 전차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현재는 아파트나 빌딩 등 엄폐물이 많은 도시 내 시가전이 많아 러시아군 전차들은 곳곳에서 날아드는 재블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스위치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최첨단 ‘자폭 드론’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15일 미국 NBC가 보도했다. 최대 80km를 날아가 전차나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어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 양상이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형 전함이 전투기와 잠수함의 공격에 취약성을 드러내며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듯, 전차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러, 요격 피하려 극비 신무기 동원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용병도 투입할 예정이다. CNN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가용 전력의 90%가 남아있는 상태인 것으로 미국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