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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음대생들 “K팝엔 세계 모든 장르 녹아있어”

입력 | 2022-03-17 03:00:00

[K소프트파워]한국노래 공연 매력 빠져 열창… 16명 밴드 모집에 80여명 몰려




‘알잖아 내가 한 번 미치면/어디까지 가는지….’

일사불란한 춤과 함께 아이유의 ‘Coin’을 열창하는 보컬은 중국인 학생. 밴드, 코러스, 관현악에 이르는 16인조의 빅밴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프랑스, 체코, 콜롬비아, 가나 등 다국적 학생으로 구성됐다. 8일(현지 시간) 저녁 버클리 퍼포먼스 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케이팝 공연’의 주인공은 버클리음대 내 한국 문화 팬들로 구성된 KCSA(Berklee Korean Culture Student Association) 멤버들이었다. 이날 레퍼토리는 크러쉬의 ‘나빠’, 로꼬 & 화사의 ‘주지마’까지 세 곡.

“얼마 전 우연히 한국 래퍼 페노메코의 노래를 감상하다 고국 가나에서 쓰는 피진(pidgin)어가 한국어와 한데 섞이는 것을 들었어요. 너무 신선해 깜짝 놀랐습니다.”

최근 케이팝에 푹 빠졌다는 KCSA의 드러머 섀드랙 오퐁(30)이 꼽은 한국 문화의 융합 매력에 편곡자 겸 건반주자인 싱가포르 학생 리언 리(25)도 공감했다.

“세계의 모든 장르가 경계 없이 녹아들죠.”

리는 열일곱 살 때 고국에서 군복무를 하다 아이유, 태연, 잔나비의 음악에 깊이 빠졌다. 오퐁과 리는 케이팝의 흥에 빠진 버클리음대 학생 중 빙산의 일각이다. 공연 총연출을 맡은 한국인 학생 박승은 씨(24)는 “지난해 말 16인조 빅밴드 모집에 80명 이상의 학생 연주자와 편곡자들이 몰렸다”고 귀띔했다.

제이슨 캐멀리오 버클리음대 글로벌 이니셔티브 부총장보는 “버클리음대의 방향성, 구체적 학제 개편에는 늘 학생들의 취향과 자발적 기획이 큰 영향을 미쳤다. 케이팝 붐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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