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충돌]임기말 보은성 인사, 신구 권력 갈등
새로운 정부에서 전격적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청와대 전경.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동아일보가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신규 임명된 공공기관장은 최소 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 임기가 3년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기 절반가량을 지내게 된다.
○ ‘물갈이’ 막히자 ‘알박기’ 속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연임 시도도 논란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수원 이사회와 주주총회는 정 사장의 1년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재가하면 연임이 확정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지금 일어나는 알박기 인사는 상식을 한참 벗어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5일부터는 당 차원에서 ‘알박기 인사’ 사례를 취합 중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공공기관 물갈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새 정부 들어서도 하부 실무조직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책 실행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인사권 행사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월 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고, 공공기관장 공백을 길게 둘 수 없는 만큼 필요한 인사는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권 이양기 윤 당선인 측 입장을 고려해 서로 인사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 금융권 기관·협회도 줄줄이 연기
관(官)의 영향력이 강한 금융권의 민간 기관과 유관 협회의 후임 인선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보험업계가 운영하는 민간 연구기관인 보험연구원은 차기 원장 서류 심사를 16일에서 21일로 연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차기 원장 선임을 기다리라고 할 수 있으니 연기하라고 했다”고 했다.한국신용정보원은 이달 6일 현임 원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원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통상은 임기 만료 두 달 전에 원추위를 꾸려왔다. 보험개발원도 현 원장의 임기가 5월 2일 끝나지만 아직 인선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앞서 한국성장금융은 14일 이사회에서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을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새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강유현 기자 zzzzang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