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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 공사비 갈등…결국 소송전 간다

입력 | 2022-03-17 11:50:00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결국 시공건설사들과 법정 공방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이르면 이번 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계약변경무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협의가 계속 평행선만 그리다보니 서울시 중재 코디네이터가 (소송)안을 제안해 왔다”며 “기약없는 협의만 계속할 것이 아니라 법의 판단도 구해놓고 협의는 협의대로 계속해나가서 빨리 해결되는 방안을 찾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의 대상이 되는 계약은 지난 2020년 6월 전 조합장 A씨와 시공사업단이 체결한 공사비 변경 계약이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는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의결했는데 지난 2020년 6월 약 5200억원 증액한 3조2000억원대로 계약을 변경했다.

당시 A씨는 조합장 해임안이 발의된 날 조합 총회 없이 단독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는데, 이후 이 내용을 공개하고 추인을 받기 위해 공고한 조합 총회도 전날 취소해버렸다. 이에 조합원의 동의를 얻지 못한 해당 계약은 무효라는 것이 조합 측 주장이다.

반면 시공사업단 측은 5200억원 증액안은 이미 2019년 12월 총회에서 의결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조합 관계자는 “당시 의결이 된 것은 맞지만 이는 조합원들을 기망해 이뤄진 것”이라며 “조합원들은 일반분양가를 평당 3550만원까지 받게 해준다는 말을 믿고 의결했는데, 당시 적용 중이던 HUG 고분양가 심사제도에 따르면 분양가가 평당 2920만원을 넘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조합 측은 우선 이번에 2020년 6월 계약 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조만간 총회를 열어 2019년 총회 의결안도 취소하는 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공사업단은 지난 14일 강동구청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북부지사에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사업 추진 지연에 따른 공사 중단 예고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시공사업단이 발송한 공문에는 ‘조합의 재원마련 지연 및 2020년 6월25일 체결된 공사(변경) 계약서의 부정 등 다수의 조합 귀책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 담겼다.

시공사업단은 “공사중단 1차 통보 이후 60일이 경과하는 오는 4월15일부터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시공사업단은 “2020년 2월 실착공 후 약 2년 이상 1원 한푼 받지 못하고 약 1조6000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의 외상공사를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만약 소송전이 벌어진다면 시공사업단은 선투입 공사비 등 ‘매몰 비용’을 조합에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를 1만2032가구 규모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프레’로 짓는 사업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 규모다.

이 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인데 공사비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계속 분양이 지연돼 왔다. 내달 결국 공사가 중단되면 분양일정 역시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