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2일 공개 예정인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15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17일(오늘) 지난해 말 발표했던 표준지와 표준단독주택(‘표준주택’)의 공시가격 내용 일부를 수정 공시했다. 이번 조치는 관련 법률에 따라 토지나 주택 보유자의 이의제기 등에 따른 재조사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공시가격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을 공약으로 내건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이어서 눈길을 끈다.
표준지 52곳, 공시가 정정…용도 변경에 가격 10배 오른 곳도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17일) 공시지가가 정정된 표준지는 모두 52곳이다. 올해 토지공시지가 산정을 위해 선정됐던 표준지가 54만 필지인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남에서 12곳이 수정돼 가장 많았다.
서울에서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154-11번지가 단독주택에서 업무용으로 용도가 바뀌면서 공시가격(1㎡ 기준)이 775만 원에서 1780만 원으로 2.3배 올랐다. 또 성동구 금호동 4가 일대 5곳은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바뀌면서 공시지가가 1.0~2.9% 정도 상승했다.
경남에서는 사천시 송포동 1357번지가 30만 6000원에서 49만 7000원으로 62% 올랐고, 고성군 동해면 장기리 1076번지는 경사지에서 평지로 토지모양이 바뀐 탓에 공시지가가 11만 7500원에서 13만 3500원으로 높아졌다. 반면 창원마산합포구 신포동2가 112·2번지는 87만 8000원에서 52만 7000원으로 떨어졌다.
한 곳만이 수정된 전남에서는 보성군 조성면 은곡리 353-2번지인데, 공시지가가 1000원에서 1만 원으로 10배가 수직 상승해 눈길을 끈다. 역시 1곳만 수정됐던 울산 북구 어물동 산43-2번지는 지번이 수정되면서 면적이 2319㎡에서 9만1542㎡로 늘어났다.
표준주택, 공동주택도 정정…공시지 하향 조정 많아
표준주택과 공동주택 정정물량은 표준지에 비해 매우 적다. 표준주택은 6채이고, 공동주택은 2007~2021년 사이에 공시된 공동주택가격 가운데 정정사항이 발견된 9채(아파트 3채, 다세대주택 6채)에 불과하다.
변경 사항은 표준지와 마찬가지로 가격부터 면적, 용도, 위치 등 다양했다. 다만 가격의 경우 표준지와 달리 하향 조정이 조금 더 많았다. 특히 표준주택의 경우 가격 조정이 모두 6곳에서 이뤄졌는데 2곳이 올랐고, 4곳은 낮아졌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리 87-2번지 주택이 대표적으로, 공시가격이 8470만 원에서 7110만 원으로 16.1% 떨어졌다. 또 대구 달서구 진천동 490-6번지도 5억 6400만 원에서 5억 3100만 원으로 5.9% 낮춰졌다.
반면 충북 진천군 이월면 사당리 174-1번지 주택은 용도지역이 계획관리지역에서 일반공업지역으로 바뀌고, 용도지구도 자연취락지구에서 해제되면서 공시가격이 786만 원에서 796만 원으로 높아졌다.
22일 공개될 공시가, 또다시 폭탄될까
한편 공동주택과 개별공시지가, 개별단독주택(‘개별주택’)이 한꺼번에 22일 공개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9.93%)이 전년(5.36%)을 훌쩍 넘어 2006년(11.58%)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 상승률이 20~3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은 19.05%, 서울은 19.89%가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전반적인 공시가격 인상폭을 지난해보다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여러 차례 공시가격 변동으로 인한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내놓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부동산원이 올해 적용할 공동주택 가격을 조사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실거래가 하락분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는 10월까지 계속해서 오르며 누적 상승률이 16.3%에 달했다. 하지만 11월과 12월 연속 떨어지면서 연간 상승률은 14.2%로 최종 집계됐다. 전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상승률(20.8%)보다 낮아진 셈이다.
한편 국토부가 누리집에 공개한 ‘2022년도 공시지가 산정 지침’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주관하는 공동주택공시가격은 이달 2일까지 공시가 산정에 필요한 모든 작업이 끝나게 돼 있다.
지자체가 표준지를 토대로 산정하게 돼 있는 개별지가와 개별주택가격은 16일까지 검증 작업을 마치고, 17일(오늘)과 18일(내일) 모두 부동산원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만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22일 전체 공시지가 공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