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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600m 1억년 전 퇴적암층서 살아있는 미생물 발견

입력 | 2022-03-17 12:06:00


국내 연구진이 땅속 깊은 곳에서 서식하는 미생물 11종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1종은 추후 석유계 환경오염 물질 분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지하 300m 이상 퇴적암층 시료에서 찾은 미생물 분리·배양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경남 진주와 대구 소재 퇴적암층 2곳(진주층, 대구층)에서 750m 깊이로 땅을 파 미생물을 탐색했다.

탐색 결과 1억1000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퇴적암층 2곳에서 마이크로바이오 군집 분석을 통해 933종류(OTU)의 미생물 존재를 파악하고 11종 16균주를 배양했다.

발견된 균주 중 진주층 338m와 678m 지점 시료에서 각각 분리한 ‘노보스핑고비움 아로마티시보란스’, ‘더마코커스 프로펀디’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지 않은 미기록종이다.

두 종은 특수 환경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스핑고비움은 미국 대서양 연안 깊은 땅속에서 발견됐다. 더마코커스 평균 수심이 7000~8000m에 달하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심해 진흙에서 발견된 바 있다.

특히 노보스핑고비움은 분해가 어려운 석유계 환경오염 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를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후 이를 환경 정화 생물제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생물이 발견된 퇴적층 깊이는 대부분 지하 300~650m 근처다. 특히 650m 부근은 단층 활동으로 암석 사이에 틈이 많고 물과 함께 미생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 지하 깊은 곳에서 미생물을 발굴하려면 특수 장비와 전문성이 필요했다. 미생물을 발굴하더라도 전문적인 배양 방법이 요구됐다.

박진영 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쉽게 접하기 힘든 지층 시료에서 미생물자원을 발굴한 성공적인 협업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미탐사 영역에서 자생생물종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