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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 번쩍 든 민간인에 ‘탕’…러軍 총질 드론에 포착

입력 | 2022-03-17 13:27:00


러시아군이 항복 의사를 밝힌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드론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독일 공영방송 ZDF가 전했다.

ZDF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지하에 숨어 활동하는 익명의 드론 촬영자로부터 영상을 입수해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7일 오후 2시 16분 키이우 서쪽의 E40 고속도로에서 촬영됐다고 했다. 해당 도로의 북쪽 교외지역은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태다.

영상을 보면 군용 차량이 아닌 일반 승용차 한 대가 해당 도로를 달리다가 러시아군 탱크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방향을 돌렸으나 이내 멈춰선다. 이어 승용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두 손을 번쩍 들어 항복의사를 표시했지만 총격을 받고 쓰러진다.

다음 영상에서는 탱크에서 내린 군인들이 달려와 쓰러진 남성의 양팔을 잡아 숲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길가 숲에 있는 탱크에는 흰색 표식이 있는데, 이는 러시아군 표식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제네바 협약 등의 국제법상 항복한 군인이나 민간인을 살상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ZDF는 영상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연락 끝에 자노자(Zanoza·가명)라는 드론 촬영자를 키이우의 한 건물 지하실에서 어렵게 만났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러시아군 위치를 관찰하기 위해 드론을 날렸다는 자노자는 해당 승용차에 한 여성과 아이도 타고 있었으며, 군인들이 숲으로 끌고 간 뒤 무슨일이 있어났는지 모른다고 했다. 승용차는 군인들이 견인해 불태웠다고 설명했다.

자노자는 영상 원본과 촬영에 사용한 드론 등을 취재진에게 보여줬고, 취재진은 구글지도를 통해 주유소, 인접한 숲, 길가의 집 등 위치 정보가 일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