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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3개월 만에 가석방 최경환 “정권 뺏긴 죄…운명이고 팔자라 생각”

입력 | 2022-03-17 17:20:00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오전 경기 안양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3.17/뉴스1


‘국가정보원 뇌물’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 됐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가석방 한 가운데 ‘정권이 뺏긴 죄’라는 표현으로 수감 생활의 심경을 전했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많은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안양교도소 문을 나섰다.

이미 교도소 정문 앞에는 재경청도군향후회 등 50~100명 되는 지지자들이 그를 기다리며 꽃다발을 들고 응원메시지가 담긴 현수막 등을 펼치고 있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교도소 정문 안쪽으로 최 전 부총리가 걸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름을 외치면서 박수로 그를 맞이하는 많은 지지자들로 교도소 일대는 금세 북새통을 이뤘다.

최 전 부총리는 정문 밖으로 나서면서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 등을 나눴고 지지자들은 그에게 “수고했다” “고생했다” “머리가 벌써 셌다” 등 격려의 말을 전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오전 경기 안양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2.3.17/뉴스1

지지자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과 조카 등 가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최 전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이날 재회하는 것으로 인사를 나눴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 등 국회의원들도 그를 맞이하며 가석방을 환영했다.

최 전 부총리는 지지자들 앞에서 “다들 바쁜데 이렇게 와줘서 감사하다. 여러분께 그동안 많은 걱정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며 화답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국가 일을 하다가 정권 뺏긴 죄로 그렇게(수감) 된 거니까 여러분들도 이해를 해달라”며 “이게 ‘운명이고 팔자다’ 이렇게 생각을 하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얻어가는 것도 있다. 매일 5km씩 뛰었는데 ‘풍파를 견디는 일이다’라고 생각했다”며 “당분간 몸을 좀 추스리겠다. 지난 4년3개월, 날수로 따지면 1530일이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마무리 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오전 경기 안양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3.17/뉴스1

최 전 부총리는 이날 취재진들의 질문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 또 만날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고 안타까운 그런 마음이다”라며 “곧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병원부터 가봐야 할 거 같다”고 짧게 답했다.

반면에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당선인 됐는데 어떠냐”라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최 전 부총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기소 돼 2019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최 전 부총리는 2018년 1월을 기준으로 형기의 80%를 채우는 등 가석방 조건을 채웠다.

이는 수형자를 형기가 끝나기 전, 내보내 주는 가석방으로 선고된 형의 효력이 사라지는 특별사면과는 다르다.

최 전 부총리는 2014년 10월 국정원 예산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이병기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조사 결과, 최 전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 소재 부총리 집무실에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만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기도 했던 최 전 부총리는 형 확정으로 의원직도 함께 상실했다. 최 전 부총리는 국회의원 4선까지 지냈다.

(안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