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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4부터 1000마력 허머EV·페라리까지… 모터쇼 넘보는 ‘인터배터리 2022’ 개막

입력 | 2022-03-17 18:29:00

글로벌 빅3 국내 배터리 3사 기술 경쟁
국내 미출시 신형 전기차 전시
삼성 BMW·LG 허머EV·SK온 페라리
중국 CATL 올해 전시회 참가 취소
인터배터리 오는 19일까지 개최… 규모 1.5배↑
배터리 잡페어·수출대전·컨퍼런스 등 부대행사 운영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산업협회, 코엑스 등이 주관하는 2차전지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2’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 A홀에서 17일 개막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유일 배터리 전문 전시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글로벌 빅3 배터리 제조사가 모두 참가한다. 음극재 분야 세계 점유율 6위 포스코케미칼과 전해액 분야 세계 6위 엔캠을 비롯해 국내외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250여개 국내외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CATL은 올해 인터배터리에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행사 참여를 막판에 취소했다고 한다.

개막 당일에는 전시회에 배터리 3사 대표이사와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방문했다. 문승욱 장관과 지동섭 SK온 사업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 이동원 코엑스 사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김수하 씨아이에스 대표이사, 마이클 대내허 주한캐나다 대사 등이 개막식 테이프 커팅식에 참여했다.

행사장은 관람객과 주요 인사 취재를 위한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 특히 올해 전시회는 배터리 3사의 자동차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카부터 독일 프리미엄 세단, 미국차 특유의 육중한 전기차까지 국내에 아직 공식 출시되지 않은 신차와 국내 출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신기한 신차가 배터리 업체 부스에 배치됐다. 이로 인해 배터리 전시회지만 소규모 전기차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SK온은 동그란 전원 버튼을 연상시키는 터널 형상 부스를 마련하고 슈퍼카를 전면에 내세웠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된 페라리 SF90 스파이더를 전시했다. 페라리 SF90 스파이더는 4.0리터 V8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8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 전기모터가 조합돼 합산 최고출력 1000마력, 최대토크 81.6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스포츠카다. SK온이 공급한 배터리 용량은 7.9kWh급이다. 엔진을 이용하지 않고 전기모드로 최대 시속 135km 주행이 가능하고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최대 25km를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페라리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60 등이 SK온 부스에 전시됐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작년 10월 분사한 SK온은 이번이 자체 간판을 내건 첫 박람회 참가다. 그동안 사용해온 안전과 빠른 충전, 긴 주행거리(사용시간) 등 슬로건을 숫자와 연산기호로 형상화한 ‘0(화재제로)’, ‘-(짧은 충전시간)’, ‘+(긴 주행거리)’ 등으로 간결하게 표현해 부스를 꾸몄다. 주력 배터리 제품으로는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NCM9 배터리를 꼽았다. 미국 현지에서 출지 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전기 픽업트럭 포드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SK온은 NCM9이 현존하는 리튬이온배터리 중 최고 수준 성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상 속 배터리 라이프를 주제로 전시관 일부를 집과, 쇼핑, 캠핑 등 익숙한 공간으로 꾸몄다. 전기차는 제너럴모터스(GM)이 만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허머EV를 들여왔다. 허머EV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얼티엄배터리가 탑재된다. 배터리 용량은 200kWh급으로 1회 충전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500~540km 수준을 목표로 한다. 35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고 전기모터 3개가 장착돼 최고출력 1000마력의 성능을 발휘할 전망이다. 국내 출시 여부와 일정은 미정이다. 이와 함께 테슬라 최신 전기차 모델인 모델Y를 부스에 배치했다.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고에너지 밀도의 경량 리튬황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배터리로 제시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배터리를 모두 개발하는 업체라고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을 첨가한 4원계 배터리 NCMA와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가 16%, 주행거리는 20% 이상 향상되는 롱셀(Long Cell) 등 차별화된 소재 및 공정 혁신 기술도 소개했다.

삼성SDI는 가장 현실적인 신형 전기차를 선보였다. 이달 28일 공식 출시 예정인 BMW 첫 세단 전기차 ‘i4’가 주인공이다. 먼저 출시된 플래그십 SUV 전기차 iX도 전시했다. i4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4시리즈 그란쿠페의 전기차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전기차는 아니지만 삼성SDI 배터리 기술력에 힘입어 우수한 주행거리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BMW i4에는 삼성SDI 프라이맥스 젠5(Gen.5) 배터리가 탑재된다. 용량은 83.9kWh급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 378~429km(M50, eDrive40 등 2종)를 인증 받았다. 일상에서 이용하기 현실적인 수준이다.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배터리 브랜딩’을 시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처럼 모든 배터리 제품 이름에 ‘프라이맥스(PRiMX)’를 적용한다. 전시관 주제도 ‘프라이맥스로 만들어가는 우리의 빛나는 미래’로 설정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프라이맥스 브랜드를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최고 안전성 품질과 초격차 고에너지 기술, 초고속 충전 및 초장수명 기술 등 3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프라이맥스 배터리를 앞세워 진정한 배터리 업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2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좌측 두번째)이 SK온 부스를 방문해 SK온 배터리 셀에 방명록을 작성한 뒤 지동섭 SK온 사장(우측에서 두번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좌측은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 겸 삼성SDI 부회장, 우측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인터배터리 2022에서는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제11회 더배터리컨퍼런스’에서는 ‘새로운 배터리 시대의 서막’을 주제로 10개국 약 20여명의 글로벌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한다.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에 대한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배터리 관련 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오는 18일 직무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직 선배가 참여하는 1:1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도 행사 기간 상시 운영한다. 참가 기업 해외 진출 기회 제공을 위한 ‘코트라(KOTRA) K-소부장 수출대전’도 동시에 열린다. 3월 18일까지 전시장 내 마련된 화상상담장에서 전시회 참여기업과 코트라 초청 해외바이어간 화상상담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전기차 박람회 ‘xEV트렌드코리아 2022’도 인터배터리와 동일한 일정으로 코엑스에서 열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볼보 등 국내 주요 전기차 브랜드가 참여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

이명규 한국전지사업협회 실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행사 규모가 작년에 비해 1.5배가량 커졌고 많은 인파를 통해 배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