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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외광산 이젠 ‘황금알’… 작년 수익 226% 급증

입력 | 2022-03-18 03:00:00

원자재값 크게 오르고 수요 늘어…구리 등 해외광산서 899억 회수
MB때 추진, 文정부서 ‘적폐’로 26개 사업 올스톱… 11곳은 매각
원자재난에 지난달 매각 재검토
“새정부, 자원안보 긴호흡 필요”




자원 공기업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해외 광산에서 지난해 거둬들인 수익이 약 900억 원으로 1년 새 2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세계적인 공급망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값이 급등하고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 수급 문제가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는 ‘자원안보’ 시대를 맞아 새 정부가 해외 자원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해외 광산에서 지난해 899억 원 회수, 226% 증가
 17일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광해광업공단에서 확보한 해외투자사업 현황에 따르면 현재 공단의 해외 사업지는 15곳으로 9곳은 생산, 2곳은 개발, 4곳은 탐사 단계다. 지난해 공단의 해외 광산 회수액은 899억 원으로 전년보다 623억 원 증가했다. 수익이 1년 사이 약 226% 뛴 셈이다. 장기간 투입한 비용에 비해선 아직 미미하지만 자원사업은 초기 비용이 큰 편인 만큼 앞으로 회수액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브레파나마’와 ‘암바토비’가 핵심 광산으로 꼽힌다. 코브레파나마는 파나마의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이다. 자동차 부품, 2차 전지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를 연간 최대 35만 t씩 향후 35년 이상 생산할 수 있다. 배당금은 2020년 256억 원, 지난해 674억 원 회수됐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는 세계 3대 니켈 광산 중 하나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이 연간 최대 4만8000t 생산된다. 공단은 2020년 5억 원, 지난해 45억 원을 회수했다.

회수액 증가는 광물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올라 사업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t당 가격은 16일 기준 4만2995달러였다. 1년 전에 비해 166.5% 올랐다. 니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근 이틀간 250% 치솟으며 한때 t당 10만 달러를 돌파하자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 “자원안보 관점에서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해외 광산 개발은 이명박 정부가 주도했지만 수익이 악화돼 공단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로 낙인찍혔다. 현 정부는 해외 광산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26개 사업 중 11곳은 매각됐고, 15곳도 매각을 검토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지난달에야 광산 매각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해외 자원사업의 옥석을 가려 투자해 예전 같은 공단의 경영 악화는 막아야 하지만 ‘자원 빈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사업에 너무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자원개발업계 관계자는 “광산 개발은 30∼40년 이상 투자할 계획으로 시작한 사업인데 단기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중단해 안타깝다”며 “구리나 니켈 등은 ‘자원 안보’ 관점에서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중단한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호주의 와이옹 유연탄 광산은 27년간 공들여 생산을 앞두고 있었지만 매각 협의에 들어갔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유연탄 가격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상승했다”며 “새 정부가 자원 탐사와 개발에 자금을 투입할 때”라고 조언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