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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기업의 기부행렬

입력 | 2022-03-18 03:00:00

2019년 시작한 고액 기부 캠페인
‘나눔명문기업’에 30곳 넘게 가입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31번째
어려운 이웃 돕는 사회적 책무 다해



조상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노삼석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에게 나눔명문기업 가입증서를 건네고 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는 인천 기업의 기부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7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인천모금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시작한 고액 기부 캠페인인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한 기업체가 최근 30곳을 넘어섰다. 지난달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이 나눔명문기업에 31번째로 가입한 것.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다.

캠페인은 기업의 사회공헌을 유도하기 위해 1억 원 이상을 한꺼번에 기부하거나 3년 이내 기부할 것을 약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첫해 11월 인천항과 여객터미널을 운영하는 인천항만공사가 처음으로 가입했다.

기부금은 인천항과 인접한 중구와 동구, 연수구 등의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 쓰였다. 해마다 기업체 10곳 이상이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했는데 건설 관련 업체와 제조업체가 각각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항만물류, 서비스업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이 모두 1억 원만 기부한 것은 아니다. 산업용 다이아몬드공구를 만드는 신한다이아몬드는 지난해 10월 21번째로 가입하며 10억3000만 원을 냈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을 제조하는 비에이치도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린이와 다문화 가정을 위해 써 달라”며 5억4000만 원을 기부하고 나눔명문기업 회원이 됐다. 또 미추홀구 학익동 일대에서 민간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건설회사인 DCRE가 4억 원을 내기도 했다.

기부금은 주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생계 및 의료비 등을 지원하거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장애인 재활사업이나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느라 고생하는 인천지역 의료진과 소방공무원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한 기업체 대표들은 또 다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인천모금회가 기부와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만든 1억 원 이상 고액 개인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조상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75)이 인천 기업체들의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솔선수범하고 있다. 2015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데 이어 그가 운영하는 인성개발도 2021년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했다. 조 회장은 1986년부터 시작돼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조찬포럼인 ‘새얼아침대화’ 등에서 만나는 지인이나 기업인들에게 수시로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취임한 뒤 나눔명문기업 14곳, 아너소사이어티 10명을 가입시켰다.

조 회장은 “소외된 이웃을 따뜻하게 배려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더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최근 전국 17개 지회를 대상으로 지난해 모금활동과 사업실적 등을 평가한 결과 인천모금회를 최우수지회로 선정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