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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자녀 둔 우크라 엄마, 총 맞고도 러와 싸우다 戰死

입력 | 2022-03-18 03:00:00

딸 “마지막까지 동료군인들 구해”
6명 입양해 ‘영웅 어머니’ 칭호
“우리도 싸울 것” 여성 귀국 늘어




러시아군의 폭격이 집중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최전선에서 싸우다 끝내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여군 겸 12자녀의 어머니 올가 세미디아노바 씨(48·사진)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16일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그는 이달 3일 러시아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복부에 총을 맞고 숨졌다. 2014년부터 군복무를 해온 그는 자녀 중 절반인 6명을 입양했고 정부로부터 ‘영웅 어머니(Mother heroine)’란 칭호도 받았다. 딸 율리야 씨는 “엄마가 마지막까지 동료 군인들을 구했다”고 전했다. 계속된 치열한 교전으로 유가족은 아직까지도 그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다. 안톤 헤라시첸코 내무부 고문은 “그가 러시아 깡패들과 대치하다 살해됐다”며 부대가 살아남지 못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나라를 지키겠다는 열망을 보였다고 칭송했다.

1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남동부 프셰미실 등에는 한때 피란을 왔다가 귀국해 참전하겠다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두 딸을 폴란드에 둔 타탸나 베레미첸코 씨(40)가 귀국 열차에 올라 “고향과 남편을 지키겠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남부 오데사 주민 이리나 오렐 씨(50) 또한 최근 손주들을 데리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다가 귀환했다. 러시아가 오데사, 마리우폴 등을 집중적으로 폭격하자 이웃들을 돌보겠다는 신념으로 귀국했다. 그는 “여성도 싸울 수 있고, 애국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거주 우크라이나 여성 또한 속속 귀환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마리야 할리카 씨는 며칠 전 수도 키이우로 왔다. 그는 “폭격 위협에 시달리며 지쳐가는 친구들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며 키이우 시민을 탈출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