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호쿠서 규모 7.4 강진 발생 동일본대지진 11년만에 또 공포…신칸센 탈선-수도권 220만가구 정전 도쿄전력 “원전내 방사능 이상없어”…전문가 “며칠내 더 큰 지진 올수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1년 만인 16일 일본 도호쿠(東北)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17일 오후 10시까지 최소 2명이 숨지고 209명이 부상을 입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냉각 기능이 약 7시간 반 동안 중단되고 오염수 부관 탱크도 제자리에서 이탈했다. 신칸센 열차도 탈선했고 도쿄 등 수도권에서만 최소 22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17일 오후 8시 33분경에도 남부 오키나와현에서 152km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해 일본 전체가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
○ 동일본 대지진 공포에 떤 일본
신칸센 고속열차 탈선 17일 일본 미야기현 시로이시를 지나는 도호쿠 신칸센의 선로에 고속열차가 탈선해 멈춰 있다. 하루 전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곳곳에서 열차가 탈선하고 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됐다. 아사히신문 제공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미야기현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발생했다. 고정되지 않은 가구와 물품이 엎어지거나 사람이 걸어서 이동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도호쿠 최대 도시 센다이에서는 지진의 전조 현상인 ‘지진광’까지 나타났다. 센다이성의 성벽 일부도 무너졌다.
도쿄와 도호쿠를 잇는 한 신칸센 열차도 탈선했다. 열차 17량 중 16량이 탈선했지만 승객과 승무원 81명은 부상 없이 무사했다. 이 여파로 도호쿠 신칸센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철도 선로 또한 뒤틀리고 고가교 일부가 무너졌다.
도쿄에서는 진도 4의 흔들림이 발생해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 규슈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늦은 밤의 지진으로 놀라서 깬 시민들은 지진 속보 뉴스를 보며 공포에 떨었다. 일부 시민은 정전으로 손전등을 들고 거리에 뛰쳐나왔다.
도호쿠를 관할하는 주센다이 한국총영사관 측은 “한국 국민의 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호쿠에는 약 7800명의 교민이 있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17일 오전 후쿠시마현 구니미에서 한 주택의 지붕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 지붕의 파란색 기와 곳곳이 이가 빠진 것처럼 변했다. 구니미=AP 뉴시스
소마의 74세 남성은 “흔들림에 눈을 떠 보니 지진이었다. 옷장 앞에서 자고 있었는데 깨지 않았다면 쓰러진 옷장에 깔렸을 것”이라고 했다. 미야기현 게센누마의 57세 여성은 “흔들림이 매우 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혈압약과 마스크만 챙겨 겨우 도망쳤다”고 했다.
○ 원전 오염수 탱크 제자리 이탈
후쿠시마 원전 시설에서도 일부 이상이 발생했다. 지진 직후 후쿠시마 제2원전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수조의 냉각 기능이 약 7시간 반 동안 중단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2011년 대지진 당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에서도 17일 오전 1시 30분 해일이 관측됐다.
특히 제1원전에서는 오염수를 보관해 놓은 탱크 중 5기가 지진 영향으로 원래 있던 위치에서 벗어났다. 원전 1호기에서 11년 전 사고 당시 녹아내린 연료 파편이 남아 있는 격납 용기의 압력 또한 지진 직후 높아졌다 내려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탱크에서 물이 새지 않았고 부지 내 방사선량 데이터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주민들의 우려와 공포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며칠 새 더 큰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흔들림, 해일 등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 또한 “1주일간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해 달라”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