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2명중 1명 이상 확진 숨은 감염자 많을수록 양성률 올라
서울 구로구 한 이비인후과에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한 내원객들이 붐비고 있다.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양성을 받으면 유전자증폭 검사 없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인정된다. 2022/03/14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근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3일 기준 한국의 주간 하루 평균 양성률은 53.5%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명 중 1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수치는 함께 공개된 전 세계 56개국 중 가장 높다. 한국 다음으로는 노르웨이(53.3%), 스위스(52.4%), 라트비아(44.5%) 순으로 양성률이 높았다. 주요국 가운데는 일본이 35.9%였고 영국 8.7%(11일 기준), 미국 2.7%(8일 기준) 등이다.
통상 양성률은 자신이 감염됐는지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는 ‘숨은 감염자’가 많으면 오른다. 시민들이 의심 증상 등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사에 나서도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 3일 고위험군이 아닐 경우 신속항원검사(RAT)나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와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 체계를 바꾼 뒤 양성률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국내 일주일 하루 평균 양성률은 1월에 1∼5% 수준이던 것이 지난달 10일 19.5%, 지난달 28일 32.3%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오르는 양성률과 느슨해진 방역 체계 등을 토대로 국내 감염자 수가 정부 발표치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증상이 있는데 검사를 안 받는 이가 늘고 있다. 또 역학조사도 사실상 중단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진단검사 체계를 보면 전체 감염자 중 절반 정도만 찾아내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만 명이라면 실제로는 100만 명가량 감염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양성률
전체 검사 건수 중에서 양성(확진 판정)이 나온 건수의 비율. 감염병 검사에서 양성률이 높다는 건 유행이 널리 퍼져 있다는 의미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