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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21세 아나 선발→24세 퇴사·25세 결혼…“난 주체적”

입력 | 2022-03-18 00:05:00


SBS 전 아나운서 김수민(25)이 남편을 공개했다.

김수민은 17일 인스타그램에 웨딩화보를 올렸다. “망고링(팬 애칭) 분들께 먼저 알리고 싶어서 블로그에 남몰래 쓴 글이 밤 사이 기사화가 많이 됐다. 소중한 일이라 부리나케 몇 자 더 적는다”며 “닮고 싶은 사람과 평생 닮아갈 생각에 행복하다”고 전했다. “옳고 그름,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함께 잘 분별하며 하나보다 나은 둘로 살겠다”며 “축복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수민은 지난 15일 결혼을 발표했다. 블로그에 올린 ‘엎질러진 물’이란 제목의 글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남편은 재벌도 아니고 내 뱃속에 든 것도 똥뿐인데. 내가 결혼했다고 이야기하면 다들 ‘???’ 하실 테니”라며 “지난달에 부부가 됐다. 구청에 가서 신고했다. 그렇다. 내 인생은 세 글자로 하면 노빠꾸다”라고 적었다.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기로 남편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난 몰랐는데, 알고 보니 혼인신고 시에 태어날 자녀 성 씨를 정할 수 있었다”며 “신랑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자기는 아이가 부모 양쪽 성을 따랐으면 한다고 하길래 피씨(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함을 어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흘려들었다. 아버지 성을 무조건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며 우리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날 설득해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제출한 혼인신고서 일부도 공개했다. “엄마 성씨를 물려주겠다는 협의서를 냈다. 성 평등한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가정이기를 바란다”며 “사실 주변에서 들어본 적도 없고, 낯선 일이라 떨리지만 바뀌어야 하고 바뀔 일이라 믿어서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기로 했다. 이 날 이후로 우리 사이엔 새로운 농담이 생겼다. ‘나랑 결혼할래? 아니. 아니’라고 백번 말해봤자 법률혼은 엎질러진 물‘”이라고 썼다.

김수민은 “이 물이 흘러 흘러 어디로 갈지, 어떤 모습으로 굽이 치고 어떤 깊이가 될지, 강이 될지 바다가 될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근래 느끼는 감정은 퇴사도 법률혼도 용기 내서 쟁취한 보람이 있다는 것”이라며 “내 행복을 사수하기 위해 이렇게 모든 걸 다 걸고 배팅하는 이 인생이 고됨과 동시에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이라는 점에서 삶의 주인으로서 뿌듯하다. 난 열심히 인생을 망쳐가고 있다. 동시에 알고 있다. 이것이 마스터피스가 되리라는 걸”이라고 덧붙였다.

김수민은 2018년 SBS 24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당시 경쟁률 1500대 1을 뚫고 만 21세에 최연소 아나운서가 됐다. 특히 아나운서 출신 대학으로는 드문, 예술학교 계열인 한예종에서 미술을 전공해 더 화제가 됐다.

3년만인 지난해 퇴사했다.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수망구‘를 통해 “내가 퇴사한 건 대단한 게 아니다. 다양한 이유들이 합쳐져서 퇴사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잠을 못 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행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능동적인 사람으로 살 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전 주체적인 사람이고, 중요한 결정을 제가 해야 행복하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그런 저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