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회동 취소 파장] 尹측 임태희 “에너지 정책 관련 한수원 인수위서 사장 연임 문제제기 가능” 靑 “인사권 왈가왈부 말라” 신경전…김은혜 “靑과 지속적으로 소통-조율” 양측 힘겨루기속 정면충돌은 자제…이르면 다음주경 회동 이뤄질수도
文대통령, 경찰 임용식 수상자에 메달 수여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7일 오후 충남 아산시 경찰대에서 열린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대통령상 수상자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아산=청와대사진기자단
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단독 오찬 회동이 당일 불발된 것과 관련해 양측의 신경전은 이틀째 이어졌다. 다만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모두 회동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극단적인 정면충돌은 피하는 모양새다.
○ 사면·인사권 놓고 신경전 계속
尹당선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7일 오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청와대는 “대통령 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은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 측에 넘기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건 상식 밖의 일”이라며 “5월 9일까지 임기인데 문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수석은 또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당선인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두 분 회동 시 허심탄회한 말씀이 오갈 걸로 기대한다”면서도 “사면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결단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선인과 현직 대통령 간 회동에도 예의와 격식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것을 전혀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그냥 모든 걸 끌고 갈 수 있는 것처럼 하는 일방통행식 자세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라며 윤 당선인 측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文-尹, 이르면 다음 주경 회동할 듯
다만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양측은 정권 교체기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서라도 회동은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제껏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인수위가 이날 인수위원 인사를 마무리 짓고 18일 현판식을 열 예정인 만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은 주말을 넘겨 다음 주 중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이 축하와 덕담 자리를 더해 국민 통합의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취지에서 이뤄져 왔다”며 “지금은 좋은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회동 일정) 조율은 지금도 계속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과 조율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