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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결석 잦아진 자녀, 학폭 의심을”

입력 | 2022-03-18 03:00:00

장석문 경감-학폭 장학사 최우성 씨
예방-대처법 담은 책 ‘올 어바웃…’ 내
“징후 빨리 파악해 조기 대응해야”




“2년 전 딸이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말할 때 나섰어야 했는데…. ‘중학교 졸업 때까지 견디자’고 한 게 너무 후회됩니다.”

지난해 3월 경기도 학교전담경찰관(SPO) 장석문 경감(53)에게 고교생 딸을 둔 엄마가 찾아왔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다”며 눈물을 흘리던 중학교 2학년 딸에게 엄마는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가면 해결될 것”이라며 달랬다. 하지만 딸과 같은 고교에 진학한 가해학생들의 폭력은 3년째 이어졌다. “난 언제쯤 지옥에서 벗어나느냐”는 절규에 뒤늦게 학교폭력을 신고했지만, 딸은 부모에 대한 마음의 문을 이미 닫아버렸다.

장 경감은 최우성 경기도교육청 학교폭력전담 장학사(50)와 함께 ‘올 어바웃 학폭’(가치창조)을 10일 출간했다. 장 경감은 17일 전화 인터뷰에서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지낸 8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 뒤늦게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학부모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최 장학사는 2012년부터 매주 1건 이상의 학교폭력 사안을 심의하고 있다. 그는 “피해 학생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해하는 사건을 2개월에 한 건씩 접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로부터 아픔을 외면받은 아이들은 자해를 해요. 마음에 난 상처는 보이지 않으니 제 몸에 생채기를 내는 겁니다.”(최 장학사)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내놓은 해법은 조기 대응. 최 장학사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 상당수가 부모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다. 학교폭력은 반드시 흔적을 남기는 만큼 부모가 먼저 자녀의 신호를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휴대전화 알림에 불안해하거나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면 학교폭력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급격한 체중 감소나 잦은 지각과 결석도 유심히 살펴봐야 할 피해 징후다.

“자녀가 어느 날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면 부모에게 지금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어요. 아이가 내민 손을 외면하지 않아야 구할 수 있습니다.”(장 경감)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