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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 속 20·30대 아파트 매입 비중 37.5%…‘영끌’ 줄었나

입력 | 2022-03-18 06:36:00

서울 아파트 단지(자료사진) 2022.3.10/뉴스1 © News1


유동성 축소나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역대급 거래절벽을 맞이한 가운데 20·30대 등 청년층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역시 전체 거래량은 줄었으나 다른 세대에 비해서는 매수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 연령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1281건 가운데 20대 이하와 30대가 매입한 거래량은 48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수자 가운데 37.5%가 청년층에 해당한 셈이다.

청년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어드는 추세이며 비율 역시 4개월 연속 축소했다. 지난해 9월 전체 대비 44.1%였던 20·30대의 거래 비중은 10월 40.0%, 11월 39.9%, 12월 38%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청년 세대가 중년보다 구매력이 낮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37%에 달하는 청년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여전히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1월 20·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율은 29.1%였으며 전반적으로는 25.7%(6월)~34.5%(9월) 사이에서 움직였다. 2019년이 언론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영끌’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해임을 고려하면 현재 청년 세대의 거래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30대의 거래량이 40대를 앞지르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전체 대비 30.8%인 반면 40대 비율은 22.7%에 그쳤다.

2019년에는 전체 거래량 가운데 30대와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달마다 엇갈렸지만 2020년 1월부터는 30대의 비율이 더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월까지 25개월 연속 30대의 비율이 더 높았던 셈이다.

여기에 20대 이하의 거래 비중은 최근까지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2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2020년 8월까지 전반적으로 3%대에서 움직였으나 이후 4~5%대로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7%로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1월에는 6.7%를 기록했다.

최근 유동성 축소와 고점 인식 확산,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으나 청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집값이 추가 상승하면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인식, 부동산 하락장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집값 하락이 이어질지 여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3월 2주) 서울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0.02%를 기록하며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락 추세가 장기화된다면 대출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

추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점 역시 영끌에 신중해야 할 이유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6회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한국은행 역시 선제적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내 연 7%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장 금리 불안 요소가 상당히 크다”며 “전반적인 주택 구매력도 떨어진 상황이라 추후 출구전략을 세워도 받아줄 수 있는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주택종합 주택구매력지수(HAI)는 72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HAI는 지수가 100이면 중위 가구가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소득 만큼 벌고 있다는 뜻이며 점수가 낮을수록 소득에서 대출금 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송 대표는 “3기 신도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공급 물량 관련) 주택 공약도 나온 상황에서 각자가 선택한 주택이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 여부도 잘 판단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치가 얼마나 있을지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