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의 한 상가 건물에서 불법촬영을 하다 발각돼 도망가는 남성을 쿠팡 배달기사가 제압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부천의 한 상가 건물에서 불법촬영을 하다 발각돼 도망가는 남성을 쿠팡 배달기사가 제압한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몰카범 제압해주신 쿠팡 기사님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의 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경 부천 중동의 한 상가 건물 왁싱숍에서 남성 A 씨가 손님으로 가장해 불법촬영을 하다 직원 B 씨에게 발각됐다. B 씨는 A 씨가 가져온 촬영용 보조배터리를 빼앗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그를 쫓기 위해 필사적으로 상가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 “살려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 인근에서 택배 일을 하고 있던 쿠팡 기사가 B 씨의 비명을 듣고 도망가던 A 씨를 바로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또 다시 도주하기 위해 쿠팡 기사의 멱살을 잡고 폭행했다. B 씨는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촬영하면서 “증거를 찍고 있으니 기사님을 폭행하지 마라”는 취지로 이야기 했다.
쿠팡 기사는 그런 B 씨에게 다친 곳은 없는지 묻고 “꼭 잡고 있을 테니 안심하고 경찰 올 때까지 안전한 곳으로 피해 있으라”며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기사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젊은 친구가 사람 인생 하나 망치려고 이런 짓을 하냐”고 분노하기도 했다.
B 씨는 추후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쿠팡 기사의 연락처를 물었으나 기사는 “당연히 도와줄 일을 했다”며 자리를 떴다.
B 씨의 친구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같은 지역 같은 건물이라도 기사님이 한두 명이 아니라 찾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렇게 도움을 받은 이상 꼭 이 분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편 B 씨는 A 씨의 폭행으로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