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원격으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뉴시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등 친서방 성향을 보이는 러시아 국민들을 향해 ‘쓰레기’ ‘배신자’라는 표현을 쓰며 분노를 드러냈다. 또 전투를 지휘하는 군 장성을 병력 손실 등의 사유로 숙청하는 등 푸틴 대통령이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정부 관료들에게 “서방국들은 이곳(러시아)에서 돈을 벌지만 정신은 서방에 가있는 국가반역자들에게 의존하려 한다”며 “러시아 국민은 진정한 애국자와 인간쓰레기, 배신자들을 구별할 수 있다. 입속으로 들어간 곤충을 뱉어내듯 이들을 거리로 내몰아라”고 말했다. CNN은 “우크라이나에서 좌절을 겪고 있는 러시아 국가 원수가 복수심을 국내에서 쏟아내려 한다”며 푸틴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국민 탄압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연방보안국(FSB)에 지시해 러시아 국가경비대 부사령관인 로만 가브릴로프 장군을 체포했다고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이 보도했다. 가브릴로프 장군은 연료 낭비와 군 정보를 유출해 100명 이상의 병력 손실을 야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장군 숙청은) 푸틴이 빠른 승리를 거두지 못한 군사적 실패에 대한 희생양을 찾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 러시아군 전사자가 최소 70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