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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도 모두 마쳤는데”…화장장 없어 7일장, 8일장까지

입력 | 2022-03-18 17:48:00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급증으로 인해 화장시설이 부족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경기도의 한 화장장으로 유족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2.3.17/뉴스1

보건복지부 화장장 예약시스템에 올라온 공지문. © 뉴스1


“어제 장례식까지 모두 마쳤는데 화장장이 예약이 안돼요. 수도권 지역 화장장은 포기했고 가까운 강원도나 충청권 화장장까지 알아보며 취소분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18일 경기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가족은 화장장을 구하지 못해 고인을 안치실에 모셔둔 채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함께 사망자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화장장도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이에 5일장은 물론 일주일간 화장을 못하는 사례가 늘고 결국 멀리 지방에 있는 화장장까지 원정을 가는 상황이 크게 늘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종합병원 직영 장례식장은 며칠 전부터 이미 모든 방이 꽉 찬 상태다. 코로나19 사망자에 더해 통상 환절기 노인들의 사망이 증가하는 추세까지 겹치면서 인근 장례식장까지 꽉 찬 상태다.

이런 가운데 화장장까지 구하지 못하면서 며칠째 고인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장례식장에 남아 있는 유가족들이 슬픔을 더하고 있다.

유가족 A씨는 “수도권 지역 모든 화장장은 7일 후까지 모든 예약이 끝나 지방을 알아보고 있지만 지난주까지 여유가 있었다는 지방도 며칠 전부터는 구하기 힘들어져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장례식을 모두 마친 뒤에도 화장장을 구할 때까지 병원 안치실에 고인을 모시고 병원 인근에서 숙식을 하는 상황까지 연출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유가족들이 문상을 3일 정도 진행한 뒤 장례식장에서 철수, 고인은 병원 안치실에 모셔두고 화장장 예약시스템에 대기자로 올린 뒤 취소분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전에는 5일 정도면 가능했지만 이번주 들어서는 대부분 7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산의 한 사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가족 B씨는 “어머님이 5일 전 돌아가셨지만 아직도 화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장례를 마치지 못해 직장도 못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인과 함께 교대로 병원 로비 등에서 고인 옆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안치실의 경우 일일 사용료가 통상 10만원 내외지만 날짜가 늘어날수록 유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다.

한편 수도권지역 화장장은 대부분 일주일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포화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화장예약시스템에 따르면 고양시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의 경우 18일 오후 현재 4일 뒤인 22일에야 1개 취소분이 올라왔지만 곧바로 대기자로 예약이 종료됐다.

여기에 경기지역의 또 다른 4개 화장장 중 연화장(수원), 성남시장례문화사업소, 함백산추모공원(화성)은 5일 후까지 예약이 종료됐으며, 평온의 숲(용인)만 22일 6자리 예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