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화상 정상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에 통화했다. 1시간50분가량 이뤄진 이날 통화를 앞두고 각국에서는 언론과 당국자들을 통해 각각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오전 9시3분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를 시작해 10시53분에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는 지난 14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 로마 고위급 회담에 이어 마련됐다.
이날 통화에서는 미·중 경쟁은 물론 지난달 24일 시작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대화가 주요하게 이뤄지리라 전망됐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당국자는 글로벌타임스에 “만약 미국이 중국의 합법적 이해관계와 중국 기업·개인의 이해관계를 해치는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반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CNN, NBC 등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은 역사의 옳은 편에 서야 한다”라며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재정적으로, 또는 어떤 방식으로든 보완해주지 않는다는 점, 러시아에 군사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셔먼 부장관은 또 “우리는 자주권과 영토 보전, 각국의 정치적 선택권과 미래에 대한 선택을 존중한다”라며 “시진핑은 몇 년 동안 자신이 이런 원칙을 믿는다고 말해 왔다”, “이제 그가 푸틴에게 이 선택 전쟁, 이 대학살 전쟁을 끝내라고 말함으로써 이를 증명할 때”라고도 했다.
CNN은 이날 중국 관영 CCTV를 인용,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가와 국가의 관계는 군사 대치의 단계로 가서는 안 된다”라며 “충돌과 대치는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국제 정세에 관해서는 “세계는 평화롭지도, 평온하지도 않다”라고 평가했고, “우크라이나 위기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도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명백히 규탄하지 않은 채 사실상 지지 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통화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됐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북한이 지난 2월27일과 3월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스템 실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이들 두 차례의 실험을 정찰 위성 개발 실험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날 통화에 앞서 진행됐던 설리번 보좌관과 양 국원 간 고위급 회담에서도 7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해 북한 문제가 논의됐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당시 “최근 북한으로부터 본 행동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미국과 중국 간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었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