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친코’로 1년만에 복귀 “한국계 미국인인 두 아들 생각에 이번에도 애환 담긴 이민자 역할 미나리에선 순자, 이번엔 선자… 이름 비슷해도 전혀 다른 이야기”
16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글로벌 드라마 ‘파친코’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배우 윤여정이 환하게 웃고 있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달라진 거 하나도 없어요. 아카데미인지 오카데미인지를 30, 40대에 탔으면 둥둥 떠다녔겠죠. 내 나이에 감사해본 건 처음입니다.(웃음)”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사상 첫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75)은 18일 “상은 나를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냥 나로 살다가 죽을 거다”라며 웃었다.
세계적 배우로 우뚝 선 윤여정이 글로벌 드라마 ‘파친코’로 1년 만에 돌아온다. ‘미나리’에선 ‘순자’였는데 이번엔 ‘선자’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화상을 통해 한국 기자들과 만난 윤여정은 “이름은 비슷해도 순자와 선자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또다시 이민자 이야기를 택한 것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인 두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에 와도 이상하고 미국에서도 생김새가 다르니까…. 젊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국제고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나리 때도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 우리 아들인데’ 하는 마음에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것 같아요.”
‘파친코’의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 선자의 손자로 나오는 배우 진하 역시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날 코고나다 감독은 “윤여정 얼굴은 한국의 역사가 담긴 지도 같다. 그의 표정과 연기에 정말 감탄했다”고 극찬했다. 윤여정은 “나이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며 웃었다.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제대로 알고 그분들에게 미안했어요. 이 작품으로 역사를 많이 배웠죠. 봉준호 감독 말처럼 자막이라는 1인치의 벽만 넘으면 더 많은 역사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