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8명모임 허용’ 시민-자영업자 반응
“월요일부터 8명까지 가능” 정부가 21일부터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늘린다고 18일 발표하자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8명까지 많이 찾아주세요”라는 내용의 홍보 문구가 붙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다음 주 회식 정말 한대? 꼭 가야 하는 거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한모 씨(42)는 18일 오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 두기 완화 소식을 듣고 남편에게 이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남편 회사에서 수개월간 미뤘던 회식을 하겠다고 한다”며 “아이가 학교에서 감염될까 걱정하고 있는데 남편까지 술자리에 간다고 하니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 “방역 손놓았나” vs “매출 상승 기대”
정부가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소폭 완화하기로 하자 한 씨처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 수가 급등하는 가운데 방역지침이 계속해서 완화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달 19일엔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고, 이달 5일엔 11시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엔 모임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면서 한 달 사이 세 차례 방역을 완화했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무슨 근거로 방역을 완화하는지 모르겠다”며 “확진자 1000명대일 땐 3인 이상 모임을 못 하게 하더니 지금은 60만 명을 기록했는데 8명까지 풀어주고 있다. 모두 걸리게 해서 종식시키려는 것 같다”고 했다.인원 제한 완화를 반기는 이들도 있었다. 여의도 소재 증권사에 두 달 전 입사한 백모 씨(26)는 “함께 입사한 동기가 딱 8명이라 다음 주에 모임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 씨(24)는 “학과 동기, 동아리 부원들과 ‘인원 제한 풀리면 만나자’며 미뤄왔는데 이제야 약속을 잡아보려고 한다”며 “어차피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가 어려우니 시민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동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55)는 “4명에서 6명으로 제한이 풀렸을 때 매출이 10% 정도 올랐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 전문가들 “황당한 ‘역주행 방역’” 지적도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도 이날 성명에서 “정부는 감염 폭증에 따른 의료기관 붕괴의 현실을 직시하고 유행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방역 완화를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